방신실의 장타,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까…메이저 셰브론 챔피언십 출격

세계랭킹 상위 자격으로 출전권 얻어…최고 무대서 경쟁력 가늠
휴식 취한 고진영·관록의 신지애도 주목…코다는 5연승 도전

LPGA 메이저대회에 출격하는 방신실. (KLPGA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호쾌한 장타로 조명 받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신예 방신실(20·KB금융그룹)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기회를 얻은 방신실은 망설임 없이 도전한다.

방신실은 19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우드랜드의 더 클럽 앳 칼튼 우즈(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20만달러)에 출격한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ANA 인스퍼레이션 등의 이름을 거친 이 대회는 여자 골프 5대 메이저대회 중 첫 문을 여는 무대다.

메이저대회인 만큼 톱랭커들이 총출동하는 이 대회에서 방신실은 당당히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기준 세계랭킹이 37위인 방신실은 상위 랭커(40위 이내) 자격으로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미 KLPGA투어가 개막해 시즌을 진행 중이지만, 방신실은 큰 무대에 도전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 LPGA투어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방신실로선 당연한 결정이기도 하다.

방신실은 지난 시즌 KLPGA투어에 데뷔해 파란을 일으켰다. 시드전 성적이 안 좋아 '풀시드권'이 없던 그는 E1 채리티 오픈에서 신인 중 가장 먼저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평균 262야드(약 240m)에 달하는 장타로 많은 팬들을 이끌었다.

정확도가 떨어져 다소 기복이 심했지만, 후반기부터는 안정감도 찾기 시작했다.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부터 4개 대회 연속 상위권 성적을 냈고,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방신실. (KLPGT 제공)

신인들 중 유일한 다승자였음에도 신인왕은 '무관'의 김민별(20·하이트진로)에게 내줘야 했는데, 그래도 방신실은 기세를 이어갔다.

2년 차인 올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4위로 기세를 이어갔다. 국내로 장소를 옮겨선 '톱10'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20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을 마친 방신실은 곧장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LPGA투어 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인데, 메이저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방신실의 드라이버는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하다. 방신실이 지난 시즌 기록한 262야드는 LPGA투어 기준으로는 40위권에 든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268야드)를 비롯해 아타야 티띠꾼(태국·266야드), 인뤄닝(중국·264야드) 등 톱랭커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결국 관건은 정확도다. 코다와 티띠꾼, 인뤄닝은 방신실보다 비거리가 더 나오면서도 정확한 샷을 자랑하기에 장타가 더욱 돋보인다.

방신실도 올해 전지훈련에선 정확도에 더 초점을 맞췄다. 그는 "전지훈련 때 정교함을 위해 정확도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면서 "티샷도 비거리에 신경 쓰기보단 부드럽게 치려고 해서 큰 실수가 안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주느냐에 중요하다. 이번 대회 결과는 방신실이 향후 언제쯤 미국 진출을 선언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도 있다.

고진영(29·솔레어). ⓒ AFP=뉴스1

이밖에 '태극 낭자 군단'도 대거 출전한다. 올 시즌 8개 대회를 치르면서도 아직 우승이 없는 한국은, 메이저대회에서 첫 승을 노린다.

휴식 후 돌아온 고진영(29·솔레어), 관록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신지애(36·스리본드)는 특히 주목되는 이름이다. 두 선수 모두 최근 샷감이 좋아 우승 경쟁을 기대할 만하다.

또 전인지(30·KB금융그룹)는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이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올 시즌 컨디션이 좋은 김세영(31·메디힐)과 김효주(29·롯데) 등도 기대를 모은다.

유소연(34·메디힐)은 이 대회를 끝으로 정든 필드를 떠난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유소연은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작별 인사를 고한다.

넬리 코다(미국). ⓒ AFP=뉴스1

해외 선수 중에선 세계랭킹 1위 코다가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이 대회 전까지 출전한 4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코다는, 5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노린다. 5연속 우승은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와 2004~2005년에 걸쳐 기록을 세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2차례만 있었다.

이밖에 디펜딩 챔피언 릴리아 부(미국), 인뤄닝, 셀린 부티에(프랑스),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도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