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동생'들 끌고 프로 '형님'들 밀고…男 골프, 완벽 조화로 金 합작[항저우AG]
단체전서 나흘간 76언더파로 후발 그룹 압도…개인전 2·4·5·6위
첫 이틀 장유빈-조우영 활약…3-4R 임성재-김시우 분전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아마추어 '동생'들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프로 '형님'들이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최강 라인업을 꾸린 남자 골프가 완벽한 조화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시우(28), 임성재(25·이상 CJ), 조우영(22), 장유빈(21)으로 구성된 한국은 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서호 국제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18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76언더파로 2위 태국(51언더파), 3위 홍콩(50언더파)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만에 남자 골프 금메달을 수확했다.
단체전은 매 라운드 국가별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해 나흘 간 최종 합계로 순위를 가린다.
프로 선수 출전이 가능해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최강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김시우와 임성재, 그리고 아마추어 레벨 최강자인 조우영과 장유빈 등 강력한 조합이었다.
김시우와 임성재는 올 시즌 PGA투어에서 플레이오프 최종전까지 진출하는 등 나란히 활약했다. 조우영과 장유빈은 초청선수로 출전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각각 1승씩을 기록하는 등 '프로 잡는 아마'로 명성을 떨쳤다.
대회 전 출전 선수 명단으로 봐도 한국 이상의 포스를 뽐는 국가는 찾기 어려웠다.
그리고 예상대로 첫날부터 치고 나갔다. 시작은 '동생'들이 이끌었다. '막내' 장유빈이 1라운드에서 무려 11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선두에 나섰고, 조우영이 9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임성재와 김시우가 6언더파 공동 15위로 다소 주춤했지만 아마추어 동생들의 활약 속에 한국은 단체전 첫 날부터 선두에 나섰다.
장유빈은 2라운드에서도 5언더파를 추가하며 개인전 2위를 유지했고, 조우영도 5언더파를 추가했다.
이 사이 임성재도 감을 살렸다. 7언더파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조우영도 5언더파를 추가하며 힘을 보탰다.
3라운드부터 '형님'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됐다. 이날 조우영이 1오버파로 다소 주춤했는데, 임성재가 6언더파, 김시우가 4언더파를 치면서 그 공백을 메웠다. 장유빈 역시 4언더파로 꾸준한 활약을 했고 그 결과 셋째날까지 2위 홍콩에 무려 14타를 앞섰다.
마지막 라운드 역시 형들이 힘을 냈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이날 나란히 7언더파로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하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조우영이 4언더파, 장유빈이 2언더파로 다소 주춤했지만 임성재, 김시우가 압도적 기량을 과시한 덕에 일찌감치 단체전 금메달을 확정할 수 있었다.
나아가 임성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개인전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선두 다이치 코(홍콩)에 5타 뒤진 채로 출발했지만 매서운 버디 행렬을 벌이며 17번홀(파4)이 끝났을 때 한 타차까지 따라잡기도 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면 연장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지만 살짝 빗나간 것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PGA투어 정상급 골퍼의 면모를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앞선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로 체면을 구겼던 남자 골프.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남자 골프엔 '월드클래스' 급의 골퍼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고 이번 대회는 그 기량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비록 목표로 했던 개인·단체전 싹쓸이에는 실패했지만 출전한 4명의 선수가 모두 '톱10'에 진입하며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 모두가 웃는 '해피엔딩'으로 대회를 마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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