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AG] 금메달 한 푼 빙속 김민선, 다음 목표는 내년 올림픽
후배 이나현 0.09초 차로 따돌리고 여자 500m 1위
올림픽·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대회 첫 우승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신 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며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서 한 번도 시상대 맨 위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주 종목 500m를 제패했다. 김민선은 물론 한국 여자스피드스케이팅 입장에서도 의미가 컸는데, 이 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민선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8초24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김민선이 주요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떡잎부터 남달랐던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참가했으나 모두 빈손에 그쳤다.
그러나 8년 만에 참가한 자신의 두 번째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 한을 끊었다.
8일 이번 대회 처음으로 도입됭 여자 100m 종목에서 10초505를 기록, 대표팀 후배 이나현(10초501·한국체대)에 0.04초 차이로 밀려 은메달을 땄다.
예열을 마친 김민선은 하루 뒤인 이날, 주 종목인 500m에서 월등한 기량을 뽐냈다. 그는 100m 구간을 출전 선수 20명 중 가장 빠른 10초46에 통과하더니 결승선까지 힘을 잃지 않고 질주를 펼쳐 가장 좋은 38초24를 작성했다.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던 이나현은 김민선에 0.09초 뒤진 38초33으로 은메달을 땄다.
김민선의 첫 번째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도 값진 결과인데,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여자 500m 첫 금메달이어서다. 종전 동계 아시안게임 이 종목 최고 성적은 이상화가 작성한 2007년과 2017년 대회 은메달이다.
김민선은 동계 올림픽 여자 500m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낸 '전설' 이상화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다.
그가 알을 깨고 나온 것은 2002-23시즌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6차 월드컵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다만 2023-24시즌에는 비상하지 못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대비해 스케이트를 교체했는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다시 옛 스케이트를 신은 그는 2023년 12월 3차 월드컵 여자 500m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지난해 2월에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서히 정상 궤도에 오른 김민선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100m와 500m, 1000m, 여자 스프린트 등 4개 종목에 나선다. 자신을 향한 큰 기대에 부담이 클 법하지만, 그는 4개 종목 모두 입상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민선은 과욕을 부리지 않겠다면서 먼저 치르는 100m와 500m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다짐대로 100m 은메달과 500m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동계 올림픽 전망을 밝힌 김민선은 이제 다관왕에 도전한다. 이날 이나현, 김민지(화성시청)와 함께 여자 스프린트에 나서며 11일 여자 1000m에 출격한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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