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손흥민' 오황제 "속공이 장점, H리그 매력 온몸으로 알릴 것"
H리그 득점·속공 득점·윙 득점 1위…충남도청 에이스
팀은 11경기 무승으로 최하위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핸드볼 손흥민'로 불리는 오황제(26·충남도청)가 H리그에서의 활약을 통해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더 많이 알리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남자 핸드볼 H리그 충남도청의 레프트윙 오황제는 한국 핸드볼과 H리그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로 꼽힌다. 그는 29일 기준 H리그서 전체 득점 1위(81골), 윙 득점 1위(10골), 속공 득점 1위(29골)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오황제는 수려한 외모와 팬 서비스를 갖춘 스타성까지 더해, H리그를 이끌어갈 간판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그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10월에 전국체전을 위해 몸을 엄청나게 끌어올려 놓은 덕분에 (리그)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이후로도 그 기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보였다.
△ 개인 기록 휩쓰는 '황제'…"아직 만족할 단계 아냐"
오황제는 전국체전에서 충남도청을 우승으로 이끈 데 이어 H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 자신의 이름처럼 '황제'다운 면모를 보인다.
개인 득점 기록에서 모두 선두에 오를 만큼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으나 그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오황제는 "남은 경기가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기에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잠깐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 계속 집중하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냉정하게 마인드 세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황제는 팀 성적이 부진한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오황제는 MVP 후보로 거론될 만큼 펄펄 날고 있지만 팀은 1무10패를 기록, 아직 첫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오황제는 "일단 첫 승리를 빨리하는 것이 새해 목표다. 한 번 이기고 나면 반등해서 더 올라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선수들과 함께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핸드볼 손흥민'…"H리그도 나도 더 알려지기를"
오황제는 속공의 황제다. 스피드와 결정력을 고루 갖추고 있어 빠른 역습으로 득점한다.
팬들은 왼쪽 날개를 맡는 그의 포지션, 빠른 템포의 경기 스타일·외모·스타성을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32·토트넘)에게 빗대 '핸드볼 손흥민'이라고도 부른다.
오황제는 "축구를 포함해 다른 스포츠 국가대항전도 즐겨 보는 편이다. 손흥민과 비교해 주신 건 너무 감사하지만, '월드클래스'와 비교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도 "그렇게 되기 위해 더 노력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지난해 새 단장을 통해 출범한 H리그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다른 프로 종목들과 비교하면 관심도에서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오황제는 선수로서 H리그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하는 것뿐 아니라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H리그 자체를 외부에 더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도 갖고 있다.
그는 "확실히 리그가 발전하고 있는 건 느껴진다. 관중이 많은 날엔 뛰면서도 신이 난다. 이전보다 (나를) 알아보는 팬들도 많아졌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어 "예전에는 성격상 팬들과 만나는 게 쑥스럽기도 했고 팀이 지면 빨리 경기장을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와주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것도 H리그 선수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황제는 경기가 끝난 뒤 결과와 상관없이 찾아와준 팬들과 소통하고 사진 촬영도 기꺼이 한다.
그는 "지금은 팬들이 적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는 시간이 생기면 팬들이 자기 친구도 데려오고, 그 친구분이 또 친구를 데려오고 하면 H리그를 향한 관심이 더 많아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오황제는 팬을 생각하는 마음과 프로페셔널한 정신도 손흥민과 닮았다.
△ 얼짱 외모지만 좋아하는 음식은 순대…이름은 마음에 들어
오황제는 이름부터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는 "이름은 아버지가 이어주셨다. 어릴 적부터 별명이 많았는데, 그게 다 황제나 왕 같은 좋은 이미지라 이름이 마음에 든다. 주변에서도 한 번 들으면 잘 안 잊어버린다고 하더라. 운동선수로서는 더욱 괜찮은 이름"이라며 자신의 이름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어 외모에 대해서는 "스스로 그렇게 특출나지는 않고,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 인기도 없었다"는 다소 논란(?)의 발언도 했다.
핸드볼하지 않을 때 오황제는 또래 남성들처럼 다른 스포츠를 즐기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는 "낚시를 좋아해서 친구들과 낚시를 주로 다니고, 서든 어택이나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으로 스트레스도 푼다"면서 "종종 골프도 하는데 아직은 나랑 안 맞는 것 같다"고 웃었다.
수려한 외모와 달리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순대다. 운동선수로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할 때는 주로 해산물을 즐겨 먹는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그의 새해 소망은 다부지고 특별하다.
그는 "2025년의 단기 목표는 '베스트7'에 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H리그가 더 성장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이다. 핸드볼이 직접 와서 보면 빠르고 흥미진진하다. 핸드볼이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받는 날을 꿈꾼다. 나도 온몸으로 그 재미를 알리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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