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선거, '반 이기흥' 뜻은 모았다…관건은 '어떻게 누구로'
유승민‧강신욱‧박창범‧안상수, 긍정적 첫 회동
"방법론은 차이…23일까지 단일화 형태 최종결정"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3선을 막자고 한목소리를 내는 '반이기흥 연대'가 단일화에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 후보 등록 마감까지 1주일이 남은 가운데 관건은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루고, 누가 이기흥 회장과 대응할 후보로 나설 것인가다.
제42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을 비롯해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의 호텔나루서울 엠갤러리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해 처음으로 만났다.
현재까지 대한체육회 선거에는 유승민 전 회장을 비롯해 강신욱 명예교수, 박창범 전 회장,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안상수 전 시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등 복수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아직 이기흥 회장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로부터 3선 연임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조만간 후보에 등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흥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 및 금품 수수, 진천 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체육계 안팎의 여론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현재 대한체육회 선거 방식이 이기흥 회장에게 유리해 연임 가능성이 꽤 높다.
이번 선거는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가 선거인단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지정선거인' 제도로 진행돼 이 회장은 최소 40%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체육계에서는 "이기흥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출마자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이 회장의 3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박창범 전 회장을 중심으로 단일화에 대한 의논이 오갔고, 첫 회동까지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도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첫 회동 후 '반이기흥 연대'는 "단일화에 근접한 합의를 했다. 근소한 입장차가 있지만 이른 시일 안에 해소하겠다"면서 "오는 23일까지 최종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등록 기간(24~25일) 전까지 마무리 지어 이기흥 회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어떻게 단일화를 이룰지에 대해서 고민과 대화가 더 필요하다.
실제로 약 30분 만에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첫 회동은 방법론에서 견해차가 발생해 2시간 넘게 진행됐다. 특히 유승민 전 회장-강신욱 교수, 박 전 회장-안 전 시장이 따로 약 1시간씩 대화를 이어가는 등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후보들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법도 고민했지만 일정이 넉넉지 않고, 표집 군을 반영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불어 후보자들 각자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이들을 대표하느냐도 고민거리다. 체육계 안팎에서 유승민 전 회장, 강태선 회장, 강신욱 교수 등을 단일화 후보로 거론하고 있지만, 이 부문도 논의가 필요하다. 유력 후보들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를 생각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쉽지 않기에 2021년 선거 때처럼 단일화가 최종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
일단 단일화를 위해 처음 회동을 가진 후보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기류가 돌았다.
강 교수는 회동 후 "조금만 기다려달라. 국민들, 체육인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이번에는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박 전 회장 역시 "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다른 후보들과도 하루 이틀 내로 만나 단일화에 합의하겠다"며 계속해서 단일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dyk06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