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이소희-백하나 "운동만 집중하게 해줄 지도자 선임됐으면"

왕중왕전 우승 후 금의환향…"부진 만회해 기뻐"
"베테랑 책임감 더 생겨…세계선수권 입상 목표"

HSBC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스 2024 여자복식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이소희-백하나(왼쪽) 조. 2024.12.16/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여자복식 '간판' 이소희(30·인천국제공항)-백하나(24·MG새마을금고) 조가 톱 랭커들만 모여 겨루는 왕중왕전에서 우승하고 귀국했다.

2024년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한 이들은 약간의 휴식 후 다시 내년을 준비한다. 최근 쟁점이 되는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선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는 1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4위 마츠야마 나미-시다 지하루(일본) 조를 2-0(21-19 21-14)으로 이기고 정상에 섰다.

이 대회는 한 해 동안 열리는 BWF 국제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무대로 남녀 단복식, 혼합 복식 등 5개 부문에서 상위 랭커 8명(팀)이 출전했다.

앞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왕즈이(중국)에게 져 동메달에 그친 가운데 이소희-백하나가 한국의 자존심을 살렸다.

16일 귀국 현장에서 만난 이소희-백하나는 "월드투어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우승해서 기쁘다. 2024년의 마지막을 잘 장식한 것 같아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2022년 10월 꾸려진 이소희-백하나는 2023년 여러 차례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른 조합이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세계 1위 천칭천-자이판(중국) 조를 꺾으며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기도 했다. 비록 개인전 결승에서는 천칭천-자이판을 넘지 못했으나 투지 넘치는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

이소희와 백하나가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 중국 천칭천-자이판과의 경기에서 져 은메달을 확정지은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자연스레 파리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으나, 8강에서 중국의 류성수-탄닝 조(세계 3위)에 0-2(9-21 13-21)로 졌다. 이후 국제대회에서 특출난 성적을 내지 못하다 이번에 반전을 만들었다.

이소희는 "올림픽을 많이 기대했는데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아쉬움이 계속 마음속에 남았는지 후반기 내내 부진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시간이 해결해 준 것 같다. 지금은 올림픽에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대표팀에서 경험 많은 축에 속하는데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긴다. 한국 여자복식이 모두 상위 랭킹에 들 수 있도록 우리가 잘 이끌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하나는 "생각한 목표에 이르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어렵게 준비해 온 올림픽이 끝났다는 후련함도 있었다"며 "여러모로 좋은 추억을 만든 한 해였다. (이)소희언니와 호흡이 더 좋아짐을 느낀다. 이제 한동안 쉬면서 회복하고 싶다"고 웃었다.

또 "소희언니와 복식을 뛰면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는데 내년에는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표로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 백하나(왼쪽)와 이소희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전영오픈 여자 복식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3.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한편 최근 배드민턴계는 내홍을 겪고 있다. 배드민턴협회가 지난 2년간 대표팀을 이끈 김학균(53) 감독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는데 김 감독이 이에 반발하면서 잡음이 나고 있다. 김 감독은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의연했다. 이소희는 "감독님이 안 오셨지만, 종목별 전담 코치가 오셔서 경기를 치르는 데는 큰 문제 없었다"고 말했다.

어떤 유형의 지도자가 대표팀 감독으로 오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일 텐데 다른 것보다,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