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도전' 유승민 "두려움 없어…행복한 체육계 만들 것" (종합)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유승민(42)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자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위기에 놓인 한국 체육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대한체육회장 도전을 선언했다.

유승민 전 회장은 3일 더 플라자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현재 대한체육회의 리더십은 사라지고 체육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고 앞장서야 할 리더들은 뒤에 숨어서 눈치를 보고 있다"며 "기대와 희망이 자취를 감췄다"고 현실을 짚었다.

그는 "지금의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다시 희망과 행복으로 바꾸기 위해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그는 2016년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며 국제스포츠 행정가로 입지를 다졌다.

지난 2019년 조양호 전 대한탁구협회장의 궐위에 따라 보궐선거를 통해 제24대 대한탁구협회장으로 당선됐다. 2021년 11월 선거에서 재선돼 4년 더 임기를 수행한 그는 체육회장 출마를 위해 지난 9월 사임했다.

유 전 회장은 "강한 리더십으로 체육회에 주도적인 변화를 이끌면서 체육인들의 독립성과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힌 뒤 "선수 시절부터 35년간 이어온 체육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전선에서 행복한 체육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체육회를 이끌어갈 공약으로는 △지방체육회 및 종목단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지도자 올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 등을 제시했다.

유 전 회장은 3선 도전 의지를 드러낸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 등 현재의 체육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에둘러 비판했다. 이기흥 회장은 최근 업무 방해, 금품 수수,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향해 왜 굳이 지금 출마하려 하는가 이야기한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보다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한다"며 "하지만 지금이어야 했다. 선수 시절 중국 탁구가 아무리 강해도 승부를 한 번도 피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유 전 회장은 "체육회는 변할 것이냐, 변화될 것이냐 두 가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외부로부터 강제적인 변화가 아닌 주도적인 변화를 이끌면서 체육인의 독립성과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체육회장의 화두인 '단일화'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단일화는 기술적이고 복잡한 문제라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공정한 대화를 통해서 추진하겠다"며 "다만 단일화에 목매진 않겠다. 내겐 나만의 비전과 철학이 있다"고 했다.

이어 "내 경쟁력을 판단할 순 없지만 타 후보자가 갖지 않은 IOC 선수위원 등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체육이 글로벌의 중심이 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회장은 "42살의 유승민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출마하겠다"며 "과거 만리장성을 넘었던 그때처럼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그는 40대의 젊은 나이가 선거에서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난 누구보다 열심히 뛸 수 있다"며 "세상은 초 단위로 바뀐다. 그런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원로와 선배들의 목소리를 잘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치러진다.

이기흥 현 체육회장의 3선 도전 속에 유승민 전 회장 외에도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등이 출마 의지를 밝혔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