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형주 체육공단 이사장 "한국 체육, 와 이리 됐노…원칙이 깨졌다"
제14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1984 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이 최근 잡음이 많은 한국 체육을 향해 "와 이리 됐노 싶다(왜 이렇게 됐나 싶다)"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원칙이 깨지고 정상화가 되지 못해 그렇다. 보다 전문가가 대한체육회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전했다.
하형주 이사장은 2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 및 인터뷰를 갖고 취임 소감 및 향후 계획 등을 발표했다.
하 이사장은 1984년 LA 올림픽 유도(95㎏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스포츠 영웅으로, 은퇴 후에는 동아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 등을 거쳤다. 이어 지난 18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최근 한국 체육계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업무 방해, 금품 수수,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가운데 사실상 3연임에 도전, 시선이 곱지 않다.
문체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비위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 및 신속한 수사를 촉구,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 밖에 국가대표 안세영이 2024 파리 올림픽을 마친 뒤 배드민턴계의 비리를 폭로하고, 검찰이 진천선수촌을 압수수색 하는 등 어수선한 사건들이 연달아 터졌다.
엘리트 체육인과 스포츠 교육·행정 등을 두루 거친 하 이사장은 "체육계가 와 이리 됐나 싶다. 원칙이 깨지고 정상화되지 못해서 그렇다"는 쓴소리했다.
이어 차기 회장직에 대해서는 "대한체육회장은 체육을 온몸으로 했던 분, 체육의 가치를 몸소 실천할 수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는 이기흥 현 회장의 3연임을 향한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 박창범 전 우슈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이 도전 의사를 밝혔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치러진다.
하 이사장은 "요즘 운동선수들의 생각, 사고력, 기량은 21세기인데 가맹단체 사고나 행정은 40년 전 선수 생활 할 때와 똑같다. 변화된 게 없다"며 "교육적 가치가 높은 스포츠를 하면서, 그것이 몇몇 사람에 의해 조직화 된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그는 "스포츠의 가치가 이것 밖에 안되는 건 절대 아닐 것이다. 그래서 현 상황을 보며 깊은 고민을 하다 보면 눈물이 나기도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나아가 하 이사장은 "대한체육회가 욕먹는다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죄가 없는 건 아니다. 안타깝고 송구하다.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 체육을 위한 좋은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