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나는 '흙신' 나달 "꿈을 이룬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파"(종합)
'은퇴 무대' 데이비스컵 탈락…23년 프로 커리어 마침표
"난 테니스 덕분에 살아갈 기회 얻은 운 좋은 사람"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은퇴 무대'를 마친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삼촌이 테니스 코치로 있었던, 마요르카의 작은 마을에서 온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은퇴 소감을 전했다.
나달은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네덜란드와 8강 단식 경기에서 보틱 판더잔출프(80위)에게 0-2(4-6 4-6)로 패했다.
데이비스컵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던 나달은 스페인이 네덜란드에 1-2로 패해 탈락하면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1986년생인 나달은 2001년 프로 데뷔 후 메이저 대회에서만 22차례 우승한 테니스계의 전설이다. 전성기 시절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함께 '빅3'로 군림했다.
특히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 14차례나 우승하며 '클레이코트의 제왕' '흙신'으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은퇴를 시사했고, 데이비스컵을 은퇴 무대로 삼았다.
데이비스컵 8강 탈락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지만 현장에 모인 1만 1300명의 관중은 코트를 떠나는 나달을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대회를 마친 나달은 "모든 순간 나를 지지해 준 훌륭한 가족이 있었다. 나는 꿈을 좇는 아이였고,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나는 테니스 덕분에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은, 매우 운이 좋았던 사람"이라고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이어 "나는 좋은 사람이자 꿈을 좆아 내가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 이상을 성취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시대를 풍미한 나달을 위해 여러 테니스 스타도 메시지를 보냈다.
여자 테니스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는 "(언제나) 당신처럼 플레이하고 싶었다"고 말했고 영국 테니스 스타 앤디 머레이는 "나달의 플레이를 보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고 전했다.
나달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노박 조코비치는 "나달의 힘과 끈기는 연구할 가치가 있다"며 "그와 라이벌이라고 불린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로저 페더러는 "나달의 멋진 커리어는 전 세계 테니스계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다"고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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