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서승재 "다음 올림픽은 한 종목만 집중해서 준비할 것"

파리 올림픽 남복·혼복 나섰으나 아쉽게 빈손
"입대 앞둔 강민혁에게 미안해, 더욱 성장할 것"

12일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경기가 열린 경남 밀양 배드민턴전용경기장에서 만난 서승재. 2024.10.12/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밀양=뉴스1) 문대현 기자 = 배드민턴 국가대표 서승재(27·삼성생명)에게 2023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 8월 덴마크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혼합복식·남자복식) 2개를 차지한 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3 올해의 남자 선수상까지 수상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났다.

서승재의 상승세 덕에 2024 파리 올림픽 입상은 떼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강민혁(25·삼성생명)과 함께한 남자복식에서는 8강에서 덴마크의 김 아스트럽-안데르스 라스무센 조에 밀려 미끄러졌다. 채유정(29·인천국제공항)과 나선 혼합복식에서는 4강에서 김원호(25·삼성생명)-정나은(24·화순군청)에게 패한 뒤 3·4위전에서 일본 하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에게 졌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일각에선 대표팀에서 서승재의 체력 관리를 해주지 못하고 무리한 출전을 강행했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그러나 서승재는 평정심을 유지했다.

올림픽 직후 열린 일본오픈과 코리아오픈에서 강민혁과 남자복식 은메달을 땄다. 9월 중순 홍콩오픈에서는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올림픽 메달만큼 값진 결과였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서승재, 강민혁./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12일 전국체전이 열리는 밀양 배드민턴경기장에서 만난 서승재는 "올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내가 하려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계속해서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다"며 "비록 올림픽 메달은 못 땄지만 이 경험들이 피와 살이 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승재는 올림픽 이후 혼합복식 대신 남자복식 경기만 나서고 있다. 이전까지는 두 종목 병행을 자처했지만, 이제는 한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의 스트로크가 각각 다르다. 아무래도 두 종목을 준비하다 보면 하나만 준비하는 것보다 디테일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 결과는 아쉽지만, 잊고 한 종목만 준비해서 LA 올림픽에 도전하려 한다. 종목과 파트너는 대표팀의 코치진이 새롭게 구성되면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승재는 15일부터 시작되는 덴마크오픈에 나선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후배 강민혁이 이달 말 입대하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 뛰는 대회다.

서승재는 "형으로서 올림픽 메달을 가져오지 못해 (강)민혁이에게 미안하다. 그러나 나도 국군체육부대에 갔다 왔기 때문에 민혁이가 인간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피로가 쌓여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잘 관리하면서 무사히 대회를 마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