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진선규와 영화 현장 누볐던 조은혜, 펜싱 에페 9위[패럴림픽]

개인전에서는 메달 획득 무산

휠체어 펜싱 조은혜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패럴림픽 펜싱 사브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4.9.4/뉴스1

(파리=공동취재단) 이재상 기자 = 영화 '범죄도시' 분장팀장에서 한국 휠체어펜싱 기대주로 변신한 조은혜(39·부루벨코리아)가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개인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조은혜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스포츠등급 B)에서 9위를 기록했다. 8강전에 패한 뒤 패자부활전 2라운드에서 캐나다의 트리니티 로우시안에 7-15로 졌다.

출발은 산뜻했다. 주 종목인 여자 에페 개인전 16강에서 브라질의 모니카 산투스를 15-1로 완파하며 가볍게 8강에 올랐다. 그러나 조은혜는 8강에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에페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중국의 란주아오를 상대로 접전 끝에 10-15로 졌다. 8-9까지 맞섰지만, 막판 연속 3점을 내준 끝에 9-13으로 몰렸고 결국 역전에 실패했다.

8강에서 떨어진 조은혜는 패자부활전 2라운드에 진출해 동메달 결정전을 노렸지만, 첫 상대였던 로우시안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조은혜는 파리 패럴림픽 개인전 3종목(사브르, 플뢰레, 에페)을 각각 공동 7위와 4위, 공동 9위로 마감하게 됐다.

경기 후 조은혜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했었어야 하는데 상대 움직임에 너무 따라간 게 문제였다"면서 "거리도 중요한데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에페)단체전이 남았다. 오늘까지 경기했던 것들을 잘 돌아보고 보완해서 단체전 때는 좋은 경기력으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휠체어 펜싱 조은혜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패럴림픽 펜싱 사브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4.9.4/뉴스1

그는 "2년 뒤 아시안게임, 4년 뒤 패럴림픽이 있다. 실력을 더 탄탄하게 차분히 다져서 그때는 꼭 메달을 따겠다"면서 "이제 패럴림픽 한번 해봤을 뿐이다. 경기마다 배워나가는 게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잘 연구해서 좋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조은혜는 휠체어 펜싱을 시작하면서부터 함께 동고동락해 온 박다영 감독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박 감독은 조은혜가 패자부활전 2라운드에서 패한 직후 믹스트존에서 "캐나다 선수 역시 에페가 주종목이라 강했다. 조은혜가 많이 준비했는데, 좀 아쉽다"는 말을 하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였다.

한편 조은혜는 흥행에 대성공한 액션영화 '범죄도시' 1편에서 분장팀장을 맡아 마동석과 진선규 등의 분장을 담당했던 '영화인'이었다.

영화계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낙상사고로 척수장애를 얻었다. 병원에서 재활치료 중 TV로 접한 휠체어 펜싱에 매료돼 직접 협회에 연락해 휠체어 선수로서의 새 커리어를 펼쳐나가고 있다.

영화 작업을 함께 했던 진선규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개인 SNS(인스타그램)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6일 에페 경기를 앞두고서도 진선규는 조은혜의 경기 사진과 함께 '우리 은혜 너무 장하다. 잘하고 돌아와, 기도할게'라고 응원했다.

배우 진선규가 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VIP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