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육상 전민재 작심발언 "연맹 반대로 생활보조 지원 못 받아"[패럴림픽]

어머니 도움 받을 수 없어 운동에 어려움
파리 패럴림픽 육상 100m서 14초95로 7위

인터뷰 중인 전민재(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장애인육상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파리 패럴림픽 일정을 마친 뒤 연맹 임원의 반대로 생활 보조 지원을 못 받았다고 폭로했다.

전민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14초95에 결승선을 통과, 7위를 기록했다.

전민재는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하면서 생활 보조와 관련해 작심 발언을 했다.

다섯 살 때 원인 모를 뇌염으로 뇌 병변 장애를 얻은 전민재는 단어를 발음하거나 글씨를 쓰기 힘든 그는 스마트폰에 쓴 편지를 발가락으로 눌러 음성으로 변환, 취재진에 들려줬다.

스마트폰 음성변환을 통해 인터뷰하는 전민재(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그는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해 난 생활 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데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 올해 생활 보조를 받을 수 없었다"고 알렸다.

생활 보조는 움직임이 불편한 장애인 선수들의 생활을 옆에서 도와주는 장치다. 전민재의 경우 어머니가 그 역할을 맡아 함께했는데, 이번에는 연맹에서 전민재의 생활 보조 인원 배치를 막았다는 것.

전민재는 "선수의 의사는 1%도 반영되지 않았고 계속 '전민재는 생활 보조가 필요없다'고만 했다. 연맹 측에서 사적 감정을 넣어 권력을 남용해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몇 년 동안 엄마가 생활 보조로 들어오셔서 옆에서 손발이 돼 챙겨준 덕분에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는데, 연맹의 반대로 이제 엄마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지난 4월 익산선수권도 생활 보조가 없어서 불참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전민재의 작심발언과 관련해 장성준 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가 많다 보니 예산적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한 뒤 "우리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해 선수에게 필요한 부분을 돌봤지만, 어떤 도움도 가족만큼 편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5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전민재는 한때 은퇴를 고민했다가, 주변의 설득으로 다시 트랙으로 돌아온 바 있다.

그는 "2026 나고야 아이치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 도전을 할 것이다. 꼭 메달을 따겠다. 그때까지 전민재를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역주하는 전민재(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