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 듀플랜티스, '허들' 바르홀름과의 100ｍ 세기의 대결서 승리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남자 장대높이뛰기와 허들 400m 세계기록을 보유한 육상 스타들이 주 종목이 아닌 '100m'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세기의 대결'에서 '장대' 아먼드 듀플랜티스(24·스웨덴)이 '허들'의 카르스텐 바르홀름(28·노르웨이)을 꺾고 웃었다.

듀플랜티스는 5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100m 레이스에서 10초37에 결승선을 통과, 10초47의 바르홀름을 제쳤다.

둘의 맞대결은 지난해 8월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공식 기자회견에서 '100m 달리기에서 누가 빠를지'를 이야기 하던 중 성사됐다. 농담으로 시작된 대화에서 서로 자신이 빠르다고 목소리가 커졌고, 이들은 "파리 올림픽이 끝나고 붙어보자"고 약속했다.

결국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를 하루 앞두고 실제 대결이 열렸다. 둘은 마치 링에 오르는 권투 선수들처럼 트랙에 들어섰다. 듀플랜티스는 푸른색 가운을, 바르홀름은 붉은색 옷을 입고 등장했다.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듀플랜티스가 앞서 나갔고 결승선을 앞두고는 옆을 쳐다보는 여유도 보였다.

듀플랜티스는 바르홀름을 꺾은 뒤 "너무나 흥분된다"고 소리친 뒤 "이제 (누가 이길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라"면서 웃었다.

바르홀름도 "듀플랜티스는 날 정정당당하게 꺾었다"며 "정말 좋은 레이스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승리한 듀플랜티스는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은퇴 후 가장 인기 많은 육상 스타로 꼽힌다. 그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실내외 통합 1~10위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고,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6m2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르홀름은 남자 400m 허들에서 유일하게 45초대(45초94)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파리 대회에서는 47초06으로 라이 벤저민(미국·46초46)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듀플랜티스는 패자인 바르홀름에게 짓궂은 벌칙을 내렸다. 듀플랜티스는 바르홀름에게 노란색 스웨덴 셔츠를 건넸고, 바르홀름은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400m 경기에서 이 옷을 입고 출전할 예정이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