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금메달 노리는 주정훈 "마지막이라는 각오로"[패럴림픽]

3년 전 도쿄서는 銅…"집중할 것 외치고 들어간다"
트라이애슬론 김황태 "수영 경기 방식이 관건될 것"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태권도 주정훈. (공동취재단)

파리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29일 오전 진행된 개회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사격과 탁구, 보치아 등에서 금메달 5개 이상을 노리고 있는데, 금메달 후보 1순위로는 태권도 주정훈(30)이 꼽힌다.

2021년 도쿄 대회에서 태권도 최초 출전과 최초 메달을 땄던 주정훈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정훈은 "도쿄 대회 때는 코로나19도 있었고 준비도 부족해 상대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첫 상대부터 분석하고 왔다. 멀리 보지 않고 단계별로 금메달까지 차분히 올라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정훈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파리로 왔다. 그만큼 금메달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대회 매 경기를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면 후회 없이 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대회가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기장에서 죽는다'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했다.

태권도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되기 위한 키포인트는 자기 자신을 뛰어 넘는 것이다.

주정훈은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주변에서 내게 '멘탈'이 약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하려면 할 수 있는 선수인데, 멘탈이 무너지면서 이길 수도 있는 경기에서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파리 대회를 앞두고 스포츠 과학 심리를 받으면서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었다. 내가 집중해야 할 부분을 속으로 네 번 외친 뒤 입밖으로 한 번 외치고 다시 경기를 치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트라이애슬론 김황태. (공동취재단)

홀로 태극마크를 달고 파리 무대로 온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의 김황태(47)도 기대주다.

김황태는 2000년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가 고압선 감전 사고로 양팔을 절단한 지 1년 만에 다양한 운동을 도전하다 트라이애슬론을 접했다. 이번 대회는 그의 첫 패럴림픽 무대다.

김황태는 "꿈의 무대에 왔기 때문에 사실 더 바라는 것은 없다"면서 "다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9위를 기록하며 파리행 마지막 티켓을 받은 김황태의 목표는 '완주'다.

김황태가 완주를 목표로 잡은 것은 센강의 빠른 유속 때문이다. 양팔이 없는 김황태는 육상(5㎞)과 사이클(20㎞)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수영(750m)에서의 기록은 정상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많이 뒤처진다.

그는 "물이 잔잔하다면 내가 몇 명을 잡을 수 있겠지만, 유속 때문에 확률이 많이 없어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면서 "개인 기록이 통상 18, 19분인데 지난해 센강에서 수영했을 때 27분이 나왔다"고 했다.

다만 센강의 유속이 빨라져 경기 방식이 바뀐다면 김황태의 메달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현재 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센강의 유속에 따라 수영의 방식을 상·하류 왕복(플랜A), 상류→하류(플랜B), 수영 대신 달리기를 넣는 '듀애슬론'(플랜C)를 고려 중이다.

김황태는 "플랜C를 바라지는 않고 B로만 바뀐다면 역행을 해 수영으로 올라가지 않아도 되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