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8일 만에 입장 표명…"두렵지만 불합리한 관습은 바꿔야"
"협회가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줬으면"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서 운영하길"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협회와 대표팀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내 큰 파장을 일으킨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파리에서 귀국한 다음 날인 지난 8일 SNS에 '동료 선수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줘서 미안하다'고 밝힌 지 8일 만에 다시 나온 입장이다.
안세영은 현재 자신을 둘러싸고 나오고 있는 '스폰서 계약', '불합리한 빨래 지시'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변하자는 것"이라며 협회 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먼저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후 부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난 7년간 대표팀 생활이 떠올라 가슴 속에 담았던 말을 했는데 그로 인해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 그동안 운동만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갈 방법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다시 한번 주위 선수들과 국민을 향해 사과의 뜻을 표했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 기자회견에서 폭로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미비한 부상 관리에 대해 재차 꼬집었다.
그는 "특히 선수에게 부상은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인데 (협회와 대표팀에서)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크게 실망스러웠다"며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다'는 말보다 '한 번 해보자',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라며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불합리함에도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이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진솔한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세영은 또 "다행히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상을 파악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누군가 관심을 갖고 규정이 변한다면 나뿐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좀 더 운동에 집중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문체부와 체육회에서는 협회와 선수 간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을 향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협회를 향해서는 "변화의 열쇠를 갖고 있는 분들이 협회 관계자분들이다.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합리적인 시스템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끝으로 "나도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나섰다. 앞으로 자칫 배드민턴을 다시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무서운 생각도 들지만, 국민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발목, 무릎 재활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코트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 사태'와 관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서 첫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이날 안세영은 회의에 불참하는 대신 국가대표팀의 김학균 감독과 일부 코치진, 트레이너가 참석할 예정이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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