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생각 말고 도전…탁구 라켓은 힘을 빼고 악수하듯 [100세 운동법]

파리 올림픽 선전으로 관심 더 높아져
라켓은 치약을 잡아도 새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7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고등학교 탁구전용관에서 열린 ‘2024 연예인동호회리그’ 일반인 선발전에서 참가자들이 몸을 풀고 있다. 2024.7.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탁구는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는 생활 스포츠다. 탁구대와 라켓만 있으면 어디서나 탁구를 즐길 수 있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한국 탁구는 1988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1990년대까지 황금기를 누렸으나, 이후에는 약간 침체기에 빠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한탁구협회의 아마추어 디비전 리그를 중심으로 다시 열기가 뜨거워졌고, 탁구 대표팀의 성적까지 올라오면서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최근 폐막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탁구는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협회에 등록돼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하는 '공식' 동호인은 10만명이며, 비공식적으로 탁구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30만명이 넘는다.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전지희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 준결승에서 중국의 첸멍, 왕만위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2024.8.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모든 근육 쓰고 계속 상호작용해 치매에도 좋아…100세 운동에 최적화

탁구는 이번 기획의 의도인 '100세 운동'에 크게 부합하는 스포츠다.

안국희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는 "탁구는 거창한 도구가 아닌 가벼운 라켓으로, 아주 작은 무게의 공을 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장 기능이 활발해지도록 돕고 상대방과 랠리를 하면서 끊임없이 교류하는 과정 속에서 뇌도 발달한다"며 장점을 소개했다.

보통 아무리 쉬워 보이는 종목이라도 막상 들어가서 접하면 만만치가 않아 나름의 준비와 대비가 꼭 필요한 게 스포츠의 '진리'다.

하지만 안 전무이사는 "그냥 쉽게 덤비시라. 그게 탁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웃었다.

그는 "관절에 부담이 없어서 바로 시작하기에 좋고, 하면 할수록 하려는 동작에 맞게 근력이 보강되는 게 탁구"라고 설명했다.

안국희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7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고등학교 탁구전용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언급했듯 탁구는 도구가 무겁지 않아 초반 근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그에 따라 부상 위험도 적다. 이후 다양한 기술 등을 더할 때는 그것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이미 해당 근육이 잘 뒷받침된 뒤라 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그는 "탁구를 계속하면 할수록 큰 근육뿐 아니라 평소 안 쓰는 미세 근육까지 쓰게 돼 점점 신체 발달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여러 근육을 고르게 발달시키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더욱 좋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눈이 탁구공을 끊임없이 쫓아야 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안 전무이사는 "공 하나하나를 칠 때마다 계속 빠르게 뇌를 쓰고 누군가와 교감해야 하기 때문에 치매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미국에서는 관련된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일본 장수마을에 가면 노인들이 탁구를 많이 치는 걸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국희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7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고등학교 탁구전용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시작은 라켓 잡기부터…치약을 잡아도 나오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탁구를 시작하려면 우선 라켓부터 손에 쥘 줄 알아야 한다. 값싸게 구할 수 있고 가볍기도 한 탁구 라켓이지만 무언가 도구를 하나 쥐어야 한다는 자체가 누군가에겐 '장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리 어려울 건 없다는 게 안 전무이사의 설명이다.

우선 탁구채는 손잡이 부분이 툭 튀어나와 있는 펜홀더 그립과 일자로 평평한 셰이크핸드라켓으로 나뉜다. 펜홀더 그립은 포핸드와 백핸드를 오갈 때 잡는 법이 달라져 난도가 있는 라켓인데, 최근 동호회 탁구장에서는 대부분 셰이크핸드라켓이 준비돼 있다.

셰이크핸드라켓은 글자 그대로 악수하듯이 쥐면 된다. 조깅화 끈을 묶으면 종아리 근육이 곧바로 달릴 준비를 하는 것처럼, 라켓을 쥐면 힘부터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탁구는 철저하게 힘을 빼고 해야 하는 스포츠다.

안 전무이사는 "가득 든 치약을 쥐어도 치약이 새 나가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가볍게 잡아야 한다"며 시범을 보였다. 정말로 악수하듯 툭 내민 손에 담긴 세기였다. 초보자의 느낌으로는 '덜 잡은 느낌'이다.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16강 북한과 일본의 경기에서 휴식을 하기 위해 테이블에 라켓이 올려져 있다 2024.7.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그는 "덜 잡은 느낌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하지만 이렇게 쥔 채로 계속 연습하다 보면 힘이 고르게 분포되면서 '딱 이거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그때부터는 몸이 기억해서 언제나 이 정도의 강도로 라켓을 쥐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라켓을 잡는 방법과 힘의 세기를 알았으면 곧바로 탁구공에 맞춰보면 된다.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오른쪽에서 몸쪽으로 맞추는 게 포핸드, 오른손을 왼쪽으로 당겨 몸으로 미는 게 백핸드다. 두 가지를 모두 할 줄 알아야 다양한 방향에서 오는 상대의 공을 맞힐 수 있다.

안 전무이사는 "사람들은 보통 백핸드를 더 낯설어 하는데, 실제로 공을 넘기는 건 오히려 포핸드가 더 어렵다. 포핸드는 휘두르는 느낌이라 힘이 더 들어가고, 공이 밖으로 감겨 나간다. 반면 백핸드는 공의 속도를 느끼면서 툭 받아내기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내가) 가르칠 일이 있으면 백핸드를 먼저 지도하기도 한다. 그만큼 백핸드도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단어가 어렵고 두 가지 방법이 있어 대단한 것 같지만 그게 다다. 80세 할아버지도 하루만 반복해서 해 보면 백핸드와 포핸드를 번갈아 할 수 있다"면서 "탁구를 즐길 수준까지는 금방 올라올 수 있다"고 전했다.

②편에서 계속.

안국희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7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고등학교 탁구전용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7.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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