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픽' 김예지, '4관왕' 마르샹…파리를 빛낸 스타[올림픽 결산⑨]

레슬링 전설 로페스, 개인 단일 종목 첫 5연패
조코비치, 올림픽 金 마지막 퍼즐로 그랜드슬램

사격 대표팀의 김예지. 2024.5.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은 대회를 빛낸 슈퍼스타들이 있어 더 흥미로웠다.

일론 머스크가 '픽'한 한국 사격의 김예지, 프랑스 최고의 수영 영웅으로 떠오른 레옹 마르샹, 올림픽 개인 종목 최초 5연패를 일군 레슬링의 마히안 로페스, 이번 대회서 골든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테니스의 노박 조코비치까지.

파리를 수놓은 수많은 별들의 향연 덕분에 지난 여름밤은 더욱 즐거웠다.

국내 선수 중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사격의 김예지(32·임실군청)다.

김예지는 대회 전까지 선수단 내에서조차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명중시키며 일약 시선을 끌었다.

김예지는 은메달이라는 성과뿐 아니라 당당한 사격 포즈와 시크한 표정으로도 화제가 됐다.

일론 머스크의 언급으로 더욱 유명해진 사격 김예지 ⓒ 로이터=뉴스1

특히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엑스의 소유주인 '셀럽' 일론 머스크가 김예지의 경기 영상을 SNS에 올리며 "따로 연기할 필요 없다.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고 댓글을 남겨 관심은 더 폭발했다.

이후 미국 매체 CNN은 김예지를 "모두가 사랑에 빠진, 영화 주인공과도 같은 저격수"라고 소개했고 NBC는 그를 이번 대회를 빛낸 스타 10인에 꼽았다.

워낙 많은 관심이 단기간에 쏟아진 탓인지 김예지는 귀국 후 기자회견 도중 실신하기도 했다. 유명세를 치러야 했을 만큼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김예지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2관왕을 차지한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은 수려한 외모와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오상욱의 SNS에는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팬들의 응원 댓글이 1만개가 넘게 달렸을 정도다.

또한 양궁에서 3관왕을 일군 김우진(32‧청주시청)도 세계양궁연맹이 제작한 특별 포스터의 메인을 차지하는 등 이름을 널리 알렸다.

프랑스의 레옹 마르샹이 25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부 접영 200m 준결선에서 역영하고 있다. 2023.7.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계의 수많은 별들도 대회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파리지앵'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개최국 프랑스 수영 레옹 마르샹과 유도의 테디 리네르는 대회 최고의 스타로 꼽아도 손색없다.

마르샹은 수영 경영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내 대회 초반부 흥행과 프랑스 메달 레이스를 주도했다. 특히 금메달을 모두 올림픽 신기록과 함께 달성, 자국에서 '수영 황제'로서 완벽한 대관식을 했다.

마르샹은 폐회식의 마지막 씬인 성화 소화를 맡아, 이번 대회의 상징적 선수임을 입증했다.

프랑스 유도대표팀 테디 리네르. 2024.8.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개회식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섰던 리네르는 매트 위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유도 남자 100㎏ 초과급에서 한국의 김민종(24·양평군청)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던 리네르는 혼성 단체전에서도 연장전 마지막 주자로 나서 금빛 메치기를 성공시켰다. "다음 올림픽은 없다"고 예고했던 리네르가 개인 통산 5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하는 순간이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선수로 불리는 리네르가 안방서 정상에 오르자 개최국 분위기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해 경기장을 꽉 채운 프랑스 관중이 그를 연호했고 리네르는 익살스러운 춤으로 화답했다. 말 그대로 완벽했던 '라스트 댄스'였다.

쿠바 레슬링의 미하인 로페스 ⓒ 로이터=뉴스1

쿠바의 레슬링 전설 미하인 로페스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개인 단일 종목 5연패를 일궜다.

로페스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결승에서 칠레의 야스마니 아코스타를 6-0으로 누르고 우승, 2008 베이징 대회부터 무려 16년 동안 5회 연속 이 종목 정상을 지켰다.

역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로페스는 경기를 마친 뒤 레슬링화를 매트 위에 가지런히 벗어두고 내려왔다.

세르비아의 테니스 간판 노바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올림픽 금메달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 위업을 일궜다.

조코비치는 이미 테니스계의 최고 스타였지만 2008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유독 올림픽에서는 약했는데, 마지막 올림픽 도전에서 커리어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세르비아의 테니스 스타 조코비치ⓒ AFP=뉴스1

미국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도 파리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2016 리우 대회 4관왕 이후, 2020 도쿄 대회에선 부담감으로 기권을 선언했던 바일스는 이번 대회서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가는 곳마다 구름 관중과 외신 카메라를 몰고 다녔던 바일스는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종목을 모두 제패하며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케빈 듀랜트 등 미국 프로농구(NBA) 별들로 구성된 미국 농구 '드림팀'은 매 경기 탄성을 자아내는 플레이로 금메달을 차지, 파리에서 그 이름값을 한 번 더 입증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