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우리도 메달을"…조용히 새 역사 다짐하는 남자탁구
파리서 여자 단체전과 혼합 복식만 메달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자 탁구대표팀을 향한 스포트라이트와 축하 속, 남자 탁구대표팀은 조용히 다음 올림픽을 다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했던 한국 탁구대표팀은 지난 12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환호 속 귀국했다.
한국 탁구는 임종훈(27·한국거래소)-신유빈(20·대한항공) 조가 나선 혼합복식과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 신유빈이 출전한 여자 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동안 끊겼던 메달 갈증을 풀었다.
이날 공항에는 약 400명의 팬이 운집해 금의환향하는 탁구 대표팀에 박수를 보냈는데, 사실 이 축하의 대부분은 여자 대표팀을 향한 것이었다.
남자 대표팀은 단식에서 모두 입상에 실패했고 단체전에서도 8강전서 탈락, 아쉬움을 삼켰다. 남자 선수 중 메달리스트는 혼합복식 임종훈 한 명이 유일했다.
함께 귀국한 남녀 대표팀 6명의 선수 중 장우진(29·세아)과 조대성(22·삼성생명)은 뒤로 물러났고 여자 선수 3명과 임종훈만 조명을 받았다.
임종훈은 동메달에 대한 기쁨을 표하면서도, 남자 대표팀이 더 발전하겠다는 다짐도 드러냈다.
그는 "(장)우진형과 (조)대성이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결과로 이어지지 않은 게 아쉽다. 다음에는 남자팀도 메달을 같이 땄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이 전지희와 신유빈의 가파른 성장으로 일찌감치 투톱 체제가 자리를 잡은 데 반해,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 선수 구성이 늦었고 랭킹을 끌어올리지 못해 중국을 일찍 만나는 등 운영의 아쉬움도 있었다.
임종훈은 "남자 대표팀도 할 수 있다. 이제는 다음 LA 올림픽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계획이 다 있다. 맨땅에 헤딩이지만 계속 도전해 두들기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단체전 패배 후 눈물을 펑펑 쏟았던 주세혁 남자 대표팀 감독은 이날 귀국 현장에서도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남자 대표팀을 향한 미안함과 자책이었다.
그는 "남자팀 이야기만 하다 보면 (눈물이 맺히는) 그런 게 있다. 남자팀이 2016 리우 대회부터 계속 실패한 점에 대한 압박감과 책임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남자 대표팀도 이번 대회서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메달을 따지 못한 점을 잘 분석해서 보완하겠다. 여자 대표팀처럼 남자팀도 잘 될 날이 곧 올 것"이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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