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이다빈 "도쿄 땐 패배로 끝…파리선 승리로 유종의 미" [올림픽]
태권도 67㎏ 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서 2-1 승리
도쿄 은메달 이어 두 대회 연속 입상
- 이상철 기자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태권도 국가대표 이다빈(28·서울시청)이 아쉬움을 삼키면서도 "이번엔 이기면서 대회를 끝내서 좋다"며 웃었다.
이다빈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로레나 브란들(독일)에 2-1(4-2 5-9 13-2)로 이겼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다빈은 이번에도 목표한 금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황경선(2004 은·2008 금·2012 금)과 이대훈(2012 은·2016 동)에 이어 세 번째로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태권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다빈은 "도쿄 때는 (결승전 패배로) 지면서 끝났는데, 이번에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기면서 끝나서 좋다"며 긍정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금메달을 놓쳤지만 뭐라도 목에 걸고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도 패배로 마무리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 기록에 대해서는 "올림픽에 두 번 연속 출전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 가시밭길을 뚫고 나간 무대에서 연달아 메달까지 땄다는 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금메달에 대한 욕심이 너무 컸기 때문에 (동메달이) 엄청 기쁘지는 않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만큼 이다빈은 금메달이 간절했고 또 자신 있었다. 그는 "그동안 준비도 잘했고 오늘 아침 일어났을 때 '금메달을 안 딸 수가 없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금메달을 못 딸 운명이었던 것 같다. 4강전에서 마음처럼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8강전에서 저우쩌치(중국)를 만나 설욕한 것은 의미가 컸다.
이다빈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저우쩌치에 패하며 한국 여자 태권도 최초의 아시안게임 3개 대회 금메달 대기록 달성이 무산됐다.
약 1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다시 상대한 저우쩌치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3라운드에서 2-6으로 밀려 패색이 짙었지만 막판 머리 공격과 상대의 감점 등을 묶어 7-6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다빈은 "올림픽 준비의 80%를 저우쩌치와 대결에 집중했다. 저우쩌치를 이기기 위해 힘든 훈련을 했고 약점을 계속 보완했는데, 그래도 승리해서 보상받은 점이 기뻤다"고 회상했다.
한편 이다빈은 예고했던 대로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부상이 많은 선수라서 다음 올림픽까지 가기에는 몸이 못 버틴다. 이번 대회를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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