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행 불발' 이다빈 "비디오 판독 요청 기각에 난감했다"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이상급 4강서 패배
"상대가 나를 잡고 공격했는데…아쉽다"
- 이상철 기자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두 번째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지 못한 이다빈(28·서울시청)이 아쉬움을 삼켰다.
이다빈은 11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이상급 4강전에서 스베틀라나 오시포바(우즈베키스탄)에게 0-2(3-3 5-9)로 패배,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 걸음이 부족해 은메달에 그쳤던 이다빈은 금메달에 다시 도전한 파리 올림픽에서도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후 이다빈은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했고, 어떤 대회보다 가장 준비를 잘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아쉽다"며 "제가 노력한 결과가 이거라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4강전의 분수령은 1라운드였다.
이다빈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다가 종료 24초 전 왼발 돌려차기로 상대의 머리를 가격, 3점을 따냈다. 하지만 10초 뒤 오시포바에게 머리 공격을 허용해 동점이 됐다.
이때 우즈베키스탄이 오시포바의 머리 공격 성공 여부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자, 이창건 감독 역시 비디오 판독 카드를 꺼냈다. 오시포바가 손으로 이다빈을 잡은 상태에서 공격했다는 어필이었다.
하지만 심판이 한국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기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비디오 판독을 거쳐 오시포바의 머리 공격 성공이 확인됐고, 결국 이다빈은 3-3 동점을 허용한 끝에 유효타 개수에서 밀려 첫 라운드를 내줬다.
흐름을 뺏긴 이다빈은 2라운드에서 적극적으로 올라섰다가 상대의 반격을 연이어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다빈은 "같은 장면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경우 동시에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의 신청이 기각됐다. 솔직히 그 상황에서 난감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이다빈은 억울함을 호소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오시포바 선수랑 두 번 만나 다 이겼기 때문에 자신 있게 겨뤘다. 그런데 상대가 (나에 대해) 철저하게 잘 대비했고, 접근전 등 내가 하려던 플레이가 잘 안됐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비록 결승 진출권을 놓쳤지만, 이다빈에게는 한 경기가 남았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할 경우 그는 올림픽 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건다. 한국 태권도 선수가 올림픽에서 두 개 이상의 메달을 딴 선수는 황경선(금 2·동 1), 차동민(금 1·동 1), 이대훈(은 1·동 1) 등 3명뿐이다.
이다빈은 "그래도 파리까지 왔으니, 동메달이라도 걸고 돌아가야 하지 않겠나.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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