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회의원 레슬러, 파리서 동메달 획득하며 선수 은퇴 [올림픽]
리우 은메달, 도쿄 금메달 등 우크라 국민 영웅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우크라이나의 현직 국회의원이면서 레슬링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즈한 벨레니우크(33)가 파리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그는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며 은퇴를 선언했다.
벨레니우크는 9일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87㎏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폴란드의 아르카디우시 쿨리니치를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벨레니우크는 2021년 도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우크라이나의 국민 영웅이다.
르완다 출신 항공기 조종사 아버지와 우크라이나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을 인종 차별 속에서 보냈다.
힘든 시기를 운동으로 보내며 이겨낸 그는 2015년 세계 선수권 대회 우승, 2016년 리우 올림픽 은메달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
2019년 7월에는 혼혈인으로서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국회에 입성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일념에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이번 동메달로 벨리니우크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후에는 은퇴를 의미하는 레슬링화를 매트 중앙에 놓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벨레니우크는 "메달을 받아 매우 기쁘다"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시민들에게도 선수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미래를 모른다"고 아픔을 전했다.
이어 "레슬링화는 벗지만 앞으로도 다른 선수들을 지원하고, 정치인이자 시민으로서 많은 역할을 맡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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