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노골드 수모' 겪은 태권도 종주국, 금빛 발차기 나선다 [올림픽]

7일 남자 58㎏급 박태준 첫 출격

태권도 국가대표팀 박태준, 서건우, 김유진, 이다빈(왼쪽부터)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로 자존심을 구긴 한국 태권도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7일부터 태권도 일정이 시작되는데, 반드시 '금빛 발차기'를 성공시킨다는 각오다.

지난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태권도가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종주국'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4번의 대회에서 금메달 1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7개를 수확했다. 그야말로 한국이 믿고 보는 종목이었다.

하지만 3년 전 도쿄에서 한국 태권도는 단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하고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에 그쳤다. 아무리 태권도 종목이 상향 평준화 됐다지만, 이 정도는 생각 못했다.

절치부심한 한국은 파리에서 최소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내세웠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던 여자 67㎏ 이상급의 이다빈(28‧서울시청)은 "도쿄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태권 4총사' 중 가장 먼저 7일 나서는 남자 58㎏급의 박태준(20‧경희대)은 한국이 가장 기대하는 금메달 후보다.

박태준은 2022년 10월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 남자 58㎏급에 이어 지난해 5월 바쿠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4㎏급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 금메달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태준이 출전하는 58㎏급은 그동안 이대훈, 김태훈, 장준 등 한국 태권도를 대표한 선수들이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체급이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유독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대훈이 2012 런던 대회 때 획득한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태권도 국가대표팀 박태준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박태준은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가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58㎏급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한국 태권도 선수들 중 일정이 가장 빠른 박태준이 기분 좋게 출발해야 분위기를 탈 수 있다.

금메달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준결승전에서 세계 1위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와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젠두비는 지난해 10월 세계태권도연맹 그랑프리 3차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호다. 당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장준을 꺾은 바 있다.

박태준은 7일 오후 5시 10분 요한드리 그라나도(베네수엘라·29위)와의 16강전을 시작으로 위대한 도전을 펼친다.

8일에는 여자 57㎏급의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12위)이 출전한다. 김유진은 지난 3월 올림픽 아시아 선발전까지 가는 끝에 올림픽 출전권을 천신만고 끝에 따냈다. 김유진은 그동안 금메달 3개를 수확한 여자 57㎏급의 금맥을 이으러 파리 무대에 선다.

한국 태권도 최초로 올림픽 80㎏급에 나서는 서건우(21·한국체대)는 9일 한국 태권도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단 1명도 80㎏급에 나서지 못했는데 서건우는 지난해 12월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 이미 기량을 입증했다.

8강전에서 도쿄 대회 은메달리스트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 준결승전에서 세계 1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를 상대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난해 12월 모두 꺾어 본 상대다. 자신감을 갖고 나선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태권도 국가대표팀 이다빈 선수가 25일 오후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선수촌로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태권도장에서 열린 2024 파리하계올림픽 태권도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2024.6.2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마지막은 태권도 대표팀의 대들보인 이다빈이 마무리한다. 3년 전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배,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이다빈은 이번에 다시 한번 금빛 발차기에 나선다. 이다빈이 출전하는 여자 67㎏ 이상급은 10일 펼쳐진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창건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은 "연령, 체급 등을 고려해 맞춤형 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유럽 전지훈련을 떠나 유럽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며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파리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