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따고 한숨…배드민턴 김원호-정나은 "안세영 만난 적 없어" [올림픽]
'폭탄 발언' 안세영은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불참
"이 자리 이럴 줄 알았다…대표팀 분위기 안좋아"
- 이상철 기자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의 폭탄 발언이 터지면서 배드민턴 대표팀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귀국 준비를 했다. 휴대전화를 끈 안세영은 외부는 물론 동료와도 접촉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선수들도 불편한 공기 속 마음이 뒤숭숭하다.
2024 파리 올림픽 일정을 마친 배드민턴 대표팀은 7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간다.
대표팀은 선수촌에서 짐 정리를 하는 가운데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은 출국을 약 10시간 앞두고 대한체육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들이 소회를 밝히는 자리를 마련해왔고, 이날은 배드민턴 대표팀 차례였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두 개를 수확했다. 먼저 2일 혼합복식에서 김원호-정나은이 은메달을 땄고, 이어 안세영이 5일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안세영이 불참 의사를 피력하면서 김원호-정나은만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어쩌다 보니 배드민턴 대표팀을 대표해 기자회견장에 온 김원호-정나은의 표정은 어두웠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이용대-이효정 이후 16년 만에 값진 혼합복식을 수확한 메달리스트로서 축하받아 마땅한 자리에 왔을 뿐이지만, 둘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하는 작심 발언을 터뜨린 만큼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김원호는 "(대회를 준비하기 전부터) 단식과 복식 파트가 나뉘어 있어서 (안)세영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잘 몰랐다. 관련 기사를 통해 (뒤늦게) 알았다"며 "현재 대표팀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원호는 "(그 일이 발생한 후부터) 오늘까지 안세영과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주인공이 되어야 할 자리는 가시방석이 됐다. 이렇게 될 거란 걸 모르지 않았기 때문에 참석과 불참을 놓고 고민도 많이 했다고.
김원호는 "축하받아야 할 자리가 그렇게 안 될 것 같다고 예상은 했다. 그래서 (참석 여부에 대해) 고민이 컸다"며 "우려스러운 마음을 안고 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정나은은 "세영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안세영이 협회의 지원과 대표팀의 훈련 등을 두고 강하게 비판한 가운데, 김원호와 정나은은 "이 자리까지 혼자의 힘으로 온 건 아니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힘써준 분들 덕분에 컨디션을 잘 관리하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코트를 그대로 옮긴 듯한 훈련을 하는 등 그런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안세영과 다르게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배드민턴 대표팀은 7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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