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에게 진 허빙자오, 스페인 배지 들고 시상대 오른 이유는?

4강전서 부상으로 기권패한 마린 위해

스페인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오른 허빙자오ⓒ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안세영(22·삼성생명)에게 패해 배드민턴 여자 단식 은메달에 머문 허빙자오(중국)가 부상으로 기권패했던 선수를 챙겨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허빙자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에게 0-2(13-21 16-21)로 패배, 은메달을 땄다.

허빙자오는 패배 후 네트 너머로 안세영과 손을 맞잡았고, 진심의 축하를 건네며 승자를 존중하는 품격을 보여줬다.

또한 허빙자오는 이어진 시상식에서 스페인 국기 배지를 손에 들고 시상대에 올랐다. 그는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이를 취재진에게 보이게 높이 들었다.

이는 허빙자오의 4강 상대였던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을 위한 퍼포먼스였다.

마린은 4강전을 치르던 도중 무릎에 큰 부상을 입었다. 마린은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고 결국 경기를 포기, 기권패했다.

당시 마린은 허빙자오에게 "나를 대신해 전진을 멈추지 말아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허빙자오는 스페인 배지를 들어보이며 마린의 부탁에 응답했다. 그는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스페인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스페인 배지를 받았다. 마린은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이며, 그녀의 강인한 정신을 시상대 위로 가지고 올라오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5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 중국의 허빙자오 선수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상대선수와 인사하고 있다. 2024.8.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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