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와 리우 넘어 '두 자릿수' 金…이제 런던 대회도 넘본다[올림픽]

런던 대회 金 13개를 3개 차이로 추격
태권도·역도·배드민턴 등 추가 금 기대

대한민국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엥발리드 저택 인근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이 끝난 후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야외 무대로 입장하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 중인 한국 선수단의 무서운 기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느덧 10번째 금메달을 수확, 12년 만에 두 자릿수 금메달을 채웠다. 대회 전 목표가 금메달 5~6개 선이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대단한 성과다.

양궁 남자 국가대표 김우진(32·청주시청)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와 슛오프 접전 끝 세트 점수 6-5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진의 금메달 추가로 한국은 4일 현재 금메달 10개, 은메달 7개, 동메달 6개를 기록해,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9개 금메달로 두 자릿수 달성에 실패했고, 2020 도쿄 대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 속 금메달 6개로 아쉬움이 큰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민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 선수가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 결정전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 선수와의 경기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당초 이번 대회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주요 종목의 경쟁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우려 속 대한체육회는 도쿄 대회보다도 뒷걸음질치는 금메달 5개를 목표로 잡았다.

다소 보수적으로 잡은 목표긴 했지만 냉정히 자평한 현실이 암울했다.

본선 티켓을 놓친 종목이 많았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 21개 종목에 144명의 조촐한 선수를 파견했는데, 이는 3년 전 도쿄 대회에 나섰던 354명의 절반 수준이자 48년 만의 하계 올림픽 최소 인원이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번 대회는 '역대급'이라 불릴 만큼 호성적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오상욱 선수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 결승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오르며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튀니지 파레스 페르자니(은메달), 오상욱(금메달), 이탈리아 루이지 지멜리(동메달). 2024.7.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나와야 할 곳에서는 차곡차곡 기대에 부응했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도 연일 깜짝 성과가 이어졌다.

펜싱 사브르 개인전의 오상욱(28‧대전시청)이 개막 첫날 금메달을 따는 기분 좋은 전통을 이어간 것을 시작으로 펜싱에서 2개, 양궁에서 5개, 사격에서 3개의 금메달이 쏟아졌다.

'효자 종목' 양궁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싹쓸이하며 '역시'라는 찬사를 끌어냈다.

펜싱도 확실한 강세 종목임을 입증했고 잘해야 1개의 금메달 정도를 예상했던 사격에서도 3개나 쏟아졌다.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양창훈 감독이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초라한 대회가 될 것이라는 걱정을 완전히 씻은 한국은 이제 순풍을 타고 더 높은 곳으로 도전한다.

한국의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은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땄던 금메달 13개다.

쉽지는 않은 미션이지만 그렇다고 멀리 있는 목표도 아니다. 기세가 올라왔고 금메달에 근접해 있는 종목도 많이 남아 있다.

우선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5일 오후 5시 55분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천적' 천위페이(중국)의 조기 탈락으로, 객관적 전력에서 더 떨어지는 허빙자오(중국)와 만나는 안세영이 제 실력만 보여준다면 한국 선수단에 11번째 금메달을 안길 수 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28년 만에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다. 2024.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여기에 박태준(20·경희대)을 앞세운 '종주국' 태권도,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 서창완(27·국군체육부대)이 버티는 근대 5종, 여자 역도의 박혜정(21·고양시청) 등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 결승전에 나서는 임애지(25·화순군청)도 새 역사를 쓰겠다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금메달뿐 아니라 전체 메달 개수도 런던 대회 추월을 노린다.

23개의 메달을 수확 중인 한국은 이미 2020 도쿄 대회의 20개와 리우 대회의 21개를 가뿐하게 넘었다.

런던 대회의 전체 메달 31개와는 8개의 차이가 있지만, 파리 올림픽은 이제 막 절반을 지났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