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이어 올림픽도 3관왕…임시현 "바늘구멍 통과해버렸네요"[올림픽]
시상식서 '바늘 구멍' 세리머니…"감사하고 영광스러워"
"일단은 푹 쉬고파…오늘 밤은 동료들과 즐기겠다"
- 권혁준 기자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제가 바늘구멍을 통과해 버렸네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달성한 임시현(21·한국체대)이 준비한 세리머니는 'OK 사인'과도 같은 손가락 제스처였다. 3관왕의 '3'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임시현은 '바늘구멍'을 표현한 것이라 설명했다.
임시현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부 개인전 결승에서 남수현을 세트 점수 7-3으로 꺾었다.
이로써 임시현은 단체전, 혼성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거머쥐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선 첫 3관왕이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임시현은 "단체전과 혼성전까지 이미 2관왕을 했기에 앞선 경기와는 다르게 과정에 집중하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결과까지 따라와 줘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이날 16강과 8강을 통과한 임시현은 4강부턴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4강에선 전훈영(30·인천시청), 결승에선 남수현을 만났고, 이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3관왕을 달성했다.
임시현은 "한국 선수들과의 경기가 오히려 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4강에서도 어차피 한 명은 결승에 간다 생각하고, 결승에서도 우리가 금과 은메달을 나눠 가지니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시상대에서 보여준 세리머니는 '바늘구멍'이었다. 그는 엄지와 검지로 원을 그린 뒤 이를 눈에 붙여 보였다. 편 손가락 세 개가 '3관왕'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두 손가락으로 만든 '원'이 중요했다.
임시현은 "누가 그러던데, 아시안게임 3관왕을 하고 직후에 열리는 올림픽까지 3관왕 할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냐고 하더라"면서 "정말 어려운 확률이라 생각했는데, 그 바늘구멍을 내가 통과해 버렸다"며 웃었다.
다음 목표는 일단 생각하지 않는다. 4년 뒤 LA 올림픽이 있지만 아직은 너무 멀기에, 일단은 지금을 즐기겠다고 했다.
임시현은 "큰 대회를 앞두고 있다 보니 잠을 푹 자지 못하고 걱정도 많았는데, 이제 다 끝나니 후련하다"면서 "오늘은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밤은 (전)훈영 언니, (남)수현이와 함께 즐기겠다"고 했다.
그래도 목표를 찾는다면 남자부의 김우진(32·청주시청)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임시현은 "오랫동안 대표 생활을 하면서 꾸준하게 하는 점이 정말 본받을 만하다"면서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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