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많았던 막내 남수현, 金과 銀 양손에 들고 활짝 웃다[올림픽]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막내 남수현(19·순천시청)이 '경험 부족'이라는 대회 전 우려를 불식시키며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획득, 첫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남수현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임시현(21·한국체대)과의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부 개인전 결승에서 3-7로 패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임시현, 전훈영(30·인천시청)과 함께 나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남수현은 개인전에서도 결승전까지 진출, 은메달을 따내며 '멀티 메달'에 성공했다.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임을 여지없이 입증 중인 이번 대회지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 불안의 시선 중 상당수는 막내이자 경험이 부족한 남수현을 향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예인 남수현은 상비군에서 국가대표에 오른 최초의 선수다. 양궁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 6발 모두 10점을 쐈고 이어진 올림픽 랭킹라운드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기세가 좋았으나 그래도 걱정이 됐다.

소위 '믿고 보는' 선수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이전에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 대회를 경험하지 못했던 게 아무래도 흠이었다.

하지만 그는 가파른 상승세와 강심장 기질을 앞세워, 첫 올림픽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언니들과 함께한 단체전에서는 "언니들이 흔들리면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10점을 연달아 명중했고, 이어진 개인전에서도 마달리나 아마이스트로아이에(루마니아), 디피카 쿠마리(인도)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모두 제압하고 결승전까지 올랐다.

경험이 없어 흔들릴 것이라던 대회 전 우려는 모두 기우였다. 뒤진 채 쫓아가거나 반드시 10점을 쏴야 하는 위기에서, 그는 매번 '퍼펙트 샷'을 쐈다.

비록 마지막 고비에 막혀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남수현이 넘지 못한 선수는 세계 최강이자 3연패를 이룬 임시현 단 한 명이었다.

남수현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자신을 꺾은 '언니' 임시현의 품에 꼭 안겨, 곧바로 활짝 웃었다.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며 "다음 올림픽은 '직접' 나가보고 싶다"는 꿈을 꿨던 소녀는, 이제 올림픽서 메달 2개를 당당히 거머쥔 새로운 기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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