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20년 만에 탁구 단식 金 도전…유승민 "충분히 가능" [올림픽]
8강서 히라노 상대로 극적인 승리…"멘털 강해져"
2일 세계 4위 천멍과 결승행 다툼
- 이상철 기자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이 20년 만에 올림픽 단식 4강 진출에 성공하자,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42)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겸 대한탁구협회장은 누구보다 기뻐했다.
신유빈(세계랭킹 8위)은 1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에서 히라노 미우(13위·일본)를 상대로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이겼다.
힘겨웠지만 그만큼 짜릿한 승리였다.
신유빈은 1~3게임을 모두 따내며 손쉽게 승리하는 듯 보였지만, 히라노의 거센 반격에 4~6게임을 모두 내줘 3-3 동점이 됐다. 마지막 7게임에서도 신유빈은 10-11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었으나 연속 3점을 뽑으며 승자가 됐다.
이날 현장에는 유승민 회장을 비롯해 김재열 IOC 위원,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실무부회장 등 체육계 인사가 현장을 찾아 신유빈의 선전을 응원했다. 유승민 회장은 신유빈의 승리가 확정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기도 했다.
유 회장은 "정말 쫄깃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먼저 3게임을 따냈지만 히라노는 저력이 있는 선수라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신유빈이 잘 이겨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선수 모두 체력이 떨어져 막판에는 정신력 싸움이었다. 신유빈이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졌다"고 칭찬했다.
신유빈은 이날 승리로 4강 무대를 밟았다. 한국 탁구가 남녀를 통틀어 올림픽 단식 4강에 진출한 것은 아테네 대회 금메달리스트 유승민과 동메달리스트 김경아 이후 20년 만이다.
유 회장은 자신이 현역에서 은퇴한 뒤 탁구 대표팀이 번번이 단식 4강 진출에 실패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는데, 20년의 긴 세월이 지난 뒤 신유빈이 그 벽을 넘었다.
신유빈은 2일 오후 6시 열리는 4강에서 '도쿄 올림픽 2관왕' 천멍(4위·중국)과 격돌한다. 신유빈은 지난 3월 싱가포르 스매시 8강에서 천멍과 처음 맞붙어 1-4로 패했는데, 파리에서 설욕과 올림픽 결승 진출 등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만약 신유빈이 천멍을 이긴다면 최초로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다.
자신의 뒤를 이어 20년 만에 단식 금메달이 나오길 바라는 유 회장은 "천멍은 경험이 많은 선수지만 빨리 흔들리기도 한다"며 "신유빈이 8강 승리로 한 단계 성장했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천멍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