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어펜저스' 펜싱 男 사브르, 단체 3연패…오상욱 2관왕(종합)[올림픽]
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결승서 헝가리 제압
64년 만의 사브르 단체 3연패…한국 금메달 6개째
- 권혁준 기자, 이상철 기자
(파리=뉴스1) 권혁준 이상철 기자 = '어펜저스'에서 '뉴어펜저스'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세계 최강이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올림픽 3연패의 금자탑을 세웠다.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28), 박상원(24·이상 대전시청),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으로 이뤄진 한국은 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제압했다.
이로써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 런던,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2016 리우 대회에선 종목 로테이션에 따라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대표팀 맏형 구본길은 3연패의 순간을 모두 함께했으며, 오상욱은 도쿄에 이어 두 번째 단체전 금메달을 가져갔다. 또 김정환과 김준호 대신 들어온 신예 박상원과 도경동도 '뉴어펜저스' 멤버로 금메달의 환희를 함께 했다.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은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펜싱 2관왕의 영예도 누렸다.
역대 올림픽 펜싱에서 아시아 국가가 세부 종목을 3회 연속 우승한 것은 최초의 사례다. 또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가 나온 건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부터 1960년 로마 대회까지 7연패를 달성한 헝가리 이후 무려 64년 만의 일이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6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앞서 한국은 오상욱의 첫 금메달을 시작으로,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오예진, 양궁 여자 단체(임시현·남수현·전훈영),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반효진, 양궁 남자 단체(김우진·김제덕·이우석)가 금메달을 딴 바 있다.
8강에서 캐나다, 4강에서 홈팀 프랑스를 꺾고 올라온 한국은 결승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박상원이 1번 주자로 나섰다. 상대는 2020 도쿄 대회까지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던 애론 실라지. 박상원은 먼저 2점을 내줬으나 3연속 득점으로 만회했다. 이후 접전을 벌인 끝에 5-4로 역전하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2라운드는 에이스 오상욱이 나섰다. 크리스티안 라브와 맞붙은 오상욱은 라브와 접전을 벌였지만 5-4로 근소하게 앞섰고 격차는 10-8로 벌어졌다.
'맏형' 구본길이 나선 3라운드에선 안드라시 사트마리와의 대결이었다. 구본길은 3-3까지 한 점씩을 주고받다 연속 2점을 획득해 격차를 더 벌렸다. 15-11 리드.
4라운드의 박상원이 조금 흔들렸다. 박상원은 라브를 상대로 6점을 내주며 한때 18-17까지 쫓겼다. 그러나 이후 연속 2점을 내며 20-17로 마무리했다. 구본길이 5라운드에서 5-5로 맞서면서 25-22로 격차가 유지됐다.
6라운드가 위기였다. 에이스 오상욱이 사트마리에게 연속 4실점 하며 25-26으로 역전을 허용한 것.
그러나 곧장 동점을 만든 그는 29-29의 팽팽한 승부에서 먼저 공격에 성공해 리드를 되찾아왔다.
한국은 7라운드에서 '히든카드' 도경동을 꺼내 들며 승부수를 띄웠다. 도경동은 라브와의 맞대결에서 5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올리며 완전히 흐름을 바꿨다. 스코어는 35-29.
8라운드에서 나선 박상원이 5-4로 앞서며 40-33, 격차는 더 벌어졌다. 금메달까진 단 5점만 남았다.
마지막 주자 오상욱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상욱은 실라지에게 초반 3연속 실점했지만 긴 팔을 이용한 공격으로 흐름을 끊었다. 기세가 오른 오상욱은 3점을 더 보태 43-36을 만들었다.
이후 다시 3점을 허용했지만,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오상욱은 재빠른 막고 찌르기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44-41에서 오상욱의 공격이 인정되면서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한국 선수들은 피스트로 뛰어올라 부둥켜안고 환호했다. 이후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원우영 코치를 헹가래 치며 기쁨을 함께했다.
한편 결승전에 앞서 열린 3-4위전에선 4강에서 한국에 패했던 홈팀 프랑스가 이란을 45-25로 누르고 동메달을 가져갔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