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金' 반효진 "하늘이 도왔다…빨리 마라탕 먹고 싶다"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10m서 슛오프 끝 우승
"한국 가서 떡볶이, 치킨, 마라탕 먹고 싶다"
- 문대현 기자
(샤토루=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 하계 올림픽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사격 대표팀의 막내 반효진(16·대구체고)이 겸손한 자세로 지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효진은 29일 프랑스 샤토루 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251.8점을 쏜 뒤 중국 황위팅과 슛오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본선에서 올림픽 신기록(634.5점)을 쓰며 전체 1위로 결선에 오른 반효진은 올림픽 타이기록을 쓰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서 네 번째로 나온 반효진의 금메달은 여러 의미가 있다.
2007년 9월생으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중 막내인 반효진은 역대 한국의 하계 올림픽 역사상 가장 어린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1992 바르셀로나 대회 여갑순(금메달), 2000 시드니 대회 강초현(은메달)에 이어 24년 만에 '여고생 사격 메달리스트'의 명성을 이었다.
아울러 한국의 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라는 상징적인 타이틀도 가져갔다. 이러한 이유로 반효진은 단숨에 이슈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반효진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는 각종 기록에 대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금 그저 기쁠 뿐이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단 모두 정말 힘들었는데 금메달을 따니 벅차오른다"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마지막 한 발에서 미끄러졌음에도 은메달 대신 슛오프 기회를 얻은 것을 두고 "하늘이 도왔다"는 반효진은 "스스로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샤토루에서 모든 일정을 마친 반효진은 파리로 가지 않고 곧 한국으로 돌아간다. 한국인이 거의 없는 샤토루보다 한국에서 한층 높아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효진은 "경기 전에 선수단에서 파리를 한 번 갔다 와서 한 번 더 가지 않아도 된다. 빨리 한국 가서 가족들도 보고 치킨, 떡볶이, 마라탕 등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최대한 겸손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며 "일찍 좋은 성과를 냈지만 앞으로 '언제까지 성장할까'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3년 전 자신을 사격의 길로 이끈 대구체고 동기인 절친 전보빈을 향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반효진은 "(전)보빈이가 경기 전에 '하던 대로 하면 될 것'이라고 내게 믿음을 줬다"며 "보빈이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고맙다고 다시 한번 전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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