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왕 도전' 양궁 김우진 "머리는 비우고 가슴은 뜨겁게"[올림픽]

랭킹라운드 전체 1위…"항저우에서 못한 것 이루고파"
'11살 차이' 임시현과 혼성전 호흡…"말 잘 듣겠다"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김우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2024.7.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역시 경험의 힘은 무시할 수 없었다. 3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양궁 남자 국가대표팀의 '맏형' 김우진(32·청주시청)이 랭킹라운드 1위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김우진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부 랭킹라운드에서 686점을 기록, 64명의 출전 선수 중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잇따라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했던 김우진은 또 한 번의 올림픽 금메달에 성큼 다가섰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우진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래도 경기장에 융화돼서 잘 치렀다"면서 "첫 번째 목표가 단체전인 만큼, 단체전에 초점을 맞춰 느낌을 잡아갔다. 좋은 경기를 펼쳐 시작이 좋다"고 했다.

혼성전 티켓을 손에 넣은 김우진은 이번 올림픽에선 앞선 두 번과 달리 3관왕도 가능하다.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김우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68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김우진이 사용한 과녁과 손가락 엄지 척. 2024.7.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하지만 3관왕에 대한 생각을 크게 갖진 않겠다고 했다. 그는 "욕심을 버리는 게 가장 좋다. 욕심이 많으면 일을 그르칠 때가 많다"면서 "머리는 비우고, 가슴은 뜨겁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우진이 혼성전에서 호흡을 맞출 선수는 임시현(21·한국체대)이다. 그는 이날 오전에 열린 여자부 랭킹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김우진은 "오전에 임시현 선수가 세계신기록을 세웠는데,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우리 남자팀도 열심히 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기록은 좋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 잘했다"고 했다.

11살 차이나 나는 임시현과의 호흡에 대해선 철저히 후배를 존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원래 어린 선수에게 맞춰야 하는 게 맞다"면서 "임시현 선수의 말을 잘 듣고 열심히 해보겠다"며 미소 지었다.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임시현(왼쪽)과 김우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여자·남자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날 경기를 통해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아쉬움도 털어냈다.

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고도 랭킹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중 최하위에 머물러 세부 종목에 출전못한 쓰린 경험이 있다.

국가 별 3명만 선발되는 올림픽에는 예선 탈락의 위험은 없었지만, 그래도 김우진은 첫날부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김우진은 "올림픽에는 예선 탈락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담없이 경기에 임했다"면서 "그래도 작년 항저우에서 못했던 것들을 이번 올림픽에서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방긋 웃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