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부터 세계신…임시현에게 3년 전 3관왕 안산의 향이 난다[올림픽]
안산, 도쿄서 랭킹전 올림픽新 시작으로 3관왕 기염
임시현도 파리서 세계新…"3관왕 도전 자체로 감사"
- 권혁준 기자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지만 시작부터 거침 없다. 여자 양궁 대표팀의 에이스 임시현(21·한국체대)의 행보는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3관왕을 달성한 안산(23·광주은행)을 떠오르게 한다.
임시현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랭킹라운드에서 총점 694점을 기록,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임시현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로 혼성전 티켓도 거머쥐었다. 개인, 단체, 혼성전의 3관왕을 달성하기 위한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은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역대 최초의 '3관왕'을 배출했다. 그동안은 남녀 각각 개인·단체전까지 2개의 금메달을 가져가는 게 최대였는데, 이 대회부터 혼성전이 신설돼 3관왕이 가능해졌다.
3관왕의 주인공은 안산이었다. 올림픽 전까지 그다지 알려진 이름은 아니었던 안산은 가장 큰 대회에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안산은 랭킹라운드에서 680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고 김제덕과 함께 한 혼성전, 장민희, 강채영과 함께 한 여자 단체전, 마지막 개인전까지 3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 담았다. 만 20세의 어린 선수가 이룬 쾌거였다.
안산에 이어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하는 임시현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는 성인 무대 2년 차인 지난해 처음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그 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단체·혼성전의 3관왕을 달성했다.
임시현의 기세는 올림픽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회 전까지 다소 기복을 보였던 컨디션, 올림픽 첫 출전에 에이스라는 부담감 등 불안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실전에서의 임시현은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그는 72발의 화살 중 절반을 훌쩍 넘는 48발을 10점 과녁에 꽂았다. 그리고 이 중 21발은 과녁 정중앙에 가까운 '엑스텐'이었다.
이로써 임시현은 2019년 네덜란드 세계선수권에서 강채영이 기록한 692점을 뛰어넘으며 새로운 세계신기록 보유자가 됐다.
여기에 더해 3년 전 안산이 세운 올림픽 기록(680점)도 가뿐히 갈아치우며 두 부문 모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더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노리는 임시현은, 그럼에도 들뜨지 않고 특유의 침착함을 유지했다.
임시현은 "이제 시작일 뿐이기에 남은 기간 잘 준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면서 "3관왕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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