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올림픽 노골드 아쉬움 씻는다…김민종·허미미, 파리서 금빛 한판
세계선수권 금 2·동 3으로 2015년 이후 최고 성적
김민종·허미미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 내겠다"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올림픽 효자종목이었던 유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1년 도쿄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치며 위상이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등 9년 만에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 유도국가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대표팀은 2015년 대회(금 2개, 동 3개) 이후 9년 만에 최고 성과를 내면서 파리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금빛 낭보를 전한 선수는 허미미(경북체육회)였다. 1991년 건국훈장에 추서된 독립운동가 허석 의사의 내손녀(5대손)로 알려진 허미미는 지난 21일 열린 여자 57㎏ 이하급 결승에서 골든스코어까지 가는 접전 끝에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반칙승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18년 대회 남자 73㎏ 이하급 안창림, 남자 100㎏ 이하급 조구함(이상 은퇴) 이후 6년 만이다.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것은 1995년 여자 61㎏ 이하급 정성숙, 여자 66㎏ 이하급 조민선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로 돌아가신 할머니의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 2023년 일본 국적을 포기, 태극마크를 달고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26일 입국 현장에서도 "할머니의 부탁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허미미에 이어 김민종(24·양평군청)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종은 지난 24일 남자 100㎏ 이상급 결승에서 구람 투시슈빌리(조지아)를 한판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 남자 최중량급 우승은 1985년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무려 39년 만이다.
2024 국제유도연맹(IJF) 파리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직전 4개 대회 결승에서 모두 좌절했던 김민종은 이번 대회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며 해당 체급 강자로 올라섰다.
허미미와 김민종은 모두 이번 금메달을 기뻐하면서도 시선은 올림픽을 향해 있었다.
허미미는 "올림픽에서도 데구치 선수와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번 승리로 자신감이 생긴 만큼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며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김민종은 "이제 경험이 부족하다는 변명은 통할 때가 아니다"라며 "베테랑이 됐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전 대회보다는 좀 더 확실한 모습으로 (금)메달을 획득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파리올림픽 유도 종목은 개막 3일 차인 7월 27일 여자 48㎏급 이하와 남자 60㎏급 이하 체급을 시작으로 8일간 진행된다.
한국은 허미미와 김민종을 앞세워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허미미가 출전하는 여자 57㎏급 이하 경기는 7월 29일, 김민종이 출전하는 남자 100㎏ 이상급 경기는 8월 2일 치러진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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