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반칙만 3차례' 황대헌 "지원이형에 죄송한 마음…고의 아냐"

세계선수권서 연이틀 충돌…"경쟁 중 발생한 상황"
박지원 "그 부분에 대해 지금 할 수 있는 말 없어"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3.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 중 박지원(서울시청)과 두 차례 충돌로 논란을 빚은 황대헌(강원도청)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을 마친 황대헌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경기에서 경쟁하다 보면 여러 변수가 발생하는데, 이번에 (박)지원이형이 그 대상이 돼 마음이 안 좋다.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이번 대회에서 박지원과 경기 도중 두 차례 반칙을 해 논란이 일었다.

세계선수권에서 16일 열린 1500m 결선에서 박지원이 선두를 달리던 중 황대헌이 치고 나가다 박지원과 부딪쳤다.

이후 박지원은 뒤로 밀려났고 황대헌은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후 황대헌은 실격 처리됐다. 박지원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들의 충돌은 이튿날인 17일에도 계속됐다. 남자 1000m 결선에서 황대헌이 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 박지원이 인코스를 파고들 때 다시 황대헌과 충돌이 일어났다.

이로써 황대헌과 박지원 둘 다 넘어지며 허무하게 메달이 날아갔다.

비디오 판독 결과 박지원이 이미 추월에 성공한 상황에서 황대헌이 무리하게 막아선 것으로 판정돼 황대헌의 실격이 선언됐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반칙을 범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에 다시 박지원의 발목을 잡아 '팀 킬' 논란에 휩싸였다.

황대헌의 박지원을 향한 반칙은 이번 시즌에만 3차례나 나왔다.

대회 종료 후 황대헌은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는데 이날 입국장에서 카메라 앞에 섰다. 황대헌은 "절대 고의가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경쟁하다가 생긴 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황대헌은 경기 후 박지원에게 사과했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를 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이어 취재진이 "따로 대화를 나눈 것이 없냐는 말이냐?"고 되묻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황대헌은 끝으로 "세계선수권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내 죄송하다. 재정비해서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맺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지원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3.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한편 박지원은 이날 목과 왼쪽 팔에 깁스를 한 채 입국장에 들어섰다. 박지원은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박지원은 "(황대헌과 충돌) 직후에는 흥분감 때문에 못 느꼈는데 이후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계속됐다"며 "목 근육도 안 좋아서 깁스로 고정을 해둔 상황이다. 목과 머리에 충격을 받다 보니 팔도 저리고 붓는 느낌이 나서 깁스했다. 최대한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지원은 '황대헌과 벌써 세 차례 충돌했는데 어떤 생각이 드냐?'는 말에 "그 부분에 대해선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입을 닫았다.

박지원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으면 국가대표 자동 선발권을 얻을 수 있었으나 불운한 노메달에 그치면서 대표 선발전으로 향한다.

박지원은 "지난 경기보다는 앞으로 선발전만 생각하고 회복하겠다"며 "특별히 더 많이 준비할 것은 없다. 늘 하던 대로 꾸준히 하려 한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지원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3.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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