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박지원, 세계선수권 결선서 연이틀 충돌…김길리는 은메달 추가
男 1000m, 박지원 추월 과정서 황대헌 반칙…연이틀 실격
김길리, 女 1000m 은메달…'中 귀화' 린샤오쥔 3관왕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쇼트트랙 대표팀의 황대헌(25·강원도청)과 박지원(28·서울시청)이 세계선수권 결선에서 연이틀 충돌했다.
황대헌과 박지원은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남자 1000m 결선에 나란히 출전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했다.
황대헌이 3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갔고, 뒤따르던 박지원이 2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인코스를 파고 들어 선두로 올라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황대헌과 충돌이 일어났고, 황대헌과 박지원 둘 다 넘어지고 말았다. 허무하게 메달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결국 윌리엄 단지누(캐나다)가 금메달, 피트로 시겔과 루카 스페첸하우저(이상 이탈리아)가 은, 동메달을 가져갔다. 비디오 판독 결과 박지원이 이미 추월에 성공한 상황에서 황대헌이 무리하게 막아선 것으로 판정돼 황대헌의 실격이 선언됐다.
두 선수는 전날 열린 1500m 결선에서도 충돌한 바 있다. 박지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황대헌이 앞으로 속도를 내고 나오면서 박지원과 부딪쳤고 박지원이 뒤로 밀려났다. 황대헌은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처리됐다.
황대헌은 연이틀 실격됐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000m, 1500m 금메달을 휩쓸었던 박지원은 아쉬움을 삼켰다.
세계선수권은 작년부터 '종합 우승'이 폐지됐지만, 여전히 차기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면제가 걸려 있어 한국 선수들에겐 중요한 대회다. 남자부는 개인전 '노메달'에 그치면서 면제받은 선수들 없이 모두 원점에서 선발전을 치르게 됐다.
내년엔 항저우 동계 아시안게임이 예정돼 있어 아직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남자 선수들에겐 특히나 중요한 시즌이다.
여자 1000m에선 김길리(20·성남시청)가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김길리는 1분43초049로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스월드(미국·1분42초71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레이스 막판 해너 데스머트(벨기에)의 반칙으로 세 명이 엉켜넘어지며 재경기가 선언됐고, 넘어졌던 김길리는 큰 부상없이 다시 경기에 임했지만 다소 힘에 부쳤다.
전날 1500m에서 세계선수권 개인 첫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했던 김길리는 연이틀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길리는 국대 선발전도 면제 받아 차기 시즌에도 국가대표로 활약하게 됐다.
황대헌, 김건우, 이정민, 서이라가 출전한 남자 5000m 계주에선 7분18초641로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길리와 심석희, 이소연, 박지윤이 나선 여자 3000m 계주는 마지막 순간 김길리가 넘어지면서 4위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한편 한국 대표팀 간판으로 활약하다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중국)은 세계선수권 3관왕에 올랐다.
전날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린샤오쥔은 이날 2000m 혼성계주와 남자 5000m 계주에서 모두 마지막 주자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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