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신동 스미레 한국 진출에 열도가 들썩…日 취재진 20여명이 서울로

NHK, 후지TV, 요미우리 등 메이저 언론 큰 관심
일본 최연소 프로기사…한국에 5년 머물며 도전

나카무라 스미레 3단 기자회견장을 찾은 한국과 일본 취재진. (한국기원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리그 진출을 선언한 일본의 바둑 신동 나카무라 스미레(14‧이하 스미레)를 향한 열도의 관심이 뜨겁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한 방송사를 비롯해 일본에서만 20여 명의 취재진이 서울을 찾았다.

스미레 3단은 4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국기원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 한국에서 처음 대국을 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구나'라고 실감했다"면서 "한국에는 실력이 뛰어난 기사들이 많기 때문에 불안함도 있지만 열심히 하겠다"면서 한국 무대 진출에 대한 각오를 던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약 20명여 명의 일본 취재진이 찾았는데 대부분 전날부터 스미레와 함께 하고 있다.

한국 기원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경기 성남의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스미레 3단과 이창석 9단의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에도 일본 취재진이 대거 몰렸다. 당시 대국은 스미레 9단의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다.

스미레 3단은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 9단의 영향을 받아 세 살부터 바둑을 시작했다. 그는 2017년 한국으로 건너왔고 약 2년 동안 연구하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이에 2019년 일본기원이 신설한 영재 특별 채용 시스템의 1호 입단자로 프로 입문, 후지사와 리나 6단(11세6개월)의 최연소 입단 기록을 경신했다.

프로 바둑기사로 입문한 뒤 승승장구한 스미레 3단은 지난해 2월 제26기 여류기성전에서 우승해 최연소 타이틀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이런 성적을 바탕으로 스미레 3단은 지난해 일본 기사 중 최다 상금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나카무라 스미레 3단.(한국기원 제공)

성장을 도모한 스미레 3단은 지난해 8월 한국기원에 객원 기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한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한국 바둑이 일본 바둑과 비교하면 더욱 강하기 때문에 자신의 발전을 위한 선택이었다.

일본에서도 '영재'라 불리던 스미레 3단의 한국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일본 취재진은 스미레 3단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지난달 28일부터 함께 한국에 들어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기원 관계자는 "NHK, 후지TV, 요미우리 신문,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메이저 언론사들 스미레 9단에 큰 관심을 보이며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이례적"이라면서 "스미레 3단의 공식 기자회견 일정이 확정된 뒤 일본 매체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았다. 예상보다 많은 취재진이 찾아왔다. 스미레 3단을 위한 다큐멘터리도 제작 중이라고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바둑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대국 후 바둑 취재를 위해 외신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많은 관심을 받는 스미레 3단은 서두르지 않고 긴 호흡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미레 3단은 "한국에서 5년 정도 머물 예정이다. 하루하루 소중히 여기면서 지금보다 더 노력, 여자 기사 랭킹 2위까지 오르도록 하겠다"면서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세세한 부분을 발전시키고, 후반에 약했던 부분도 나아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나아가 "국제적인 교류가 중요하다. 앞으로 한국과 일본 바둑이 서로의 강점을 배우면서 서로 발전하길 바란다"는 스미레 3단 말처럼 그의 도전은 일본 바둑에 새로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후지타 레오 초단이 다음 달 한국 유학을 계획 중이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