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도전장 내민 日 바둑 신동 스미레 3단 "여자 랭킹 2위가 목표"
"5년 머우는 동안 많이 배우고 발전하겠다"
만 10세에 프로 입단한 천재 기사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으로 무대를 옮긴 '일본 바둑 신동' 나카무라 스미레(14‧이하 스미레) 3단이 최소 5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여자 기사 랭킹 2위까지 오르겠다는 목표로 내세웠다.
스미레 3단은 4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국기원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 "전날 한국에서 처음 대국을 하면서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구나' 실감했다"면서 "한국에는 강한 기사들이 많기 때문에 불안함도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프로기사인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 9단의 영향으로 세 살부터 바둑을 시작한 스미레 3단은 지난 2017년 한국으로 건너와 약 2년 동안 연구,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이에 일본기원은 2019년 4월 영재 특별전형으로 스미레 3단을 입단시켰다. 만 10세 입단으로 일본 바둑 역사상 최연소 프로기사 기록이다. 스미레 3단은 지난해 2월 제26기 여류기성전에서 우승해 최연소 타이틀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스미레 3단은 지난해 8월 한국기원에 객원 기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한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어 지난 3일 이창석 9단을 상대로 치른 데뷔전에서 220수 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스미레 3단은 "한국 바둑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다. 특히 사소한 부분까지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디테일한 부분을 발전시키고, 후반에 약했던 부분도 나아지도록 하겠다"며 "특히 박정환 9단과 최정 9단, 오유진 9단을 많이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5년 정도 머물 예정이다. 하루하루 소중히 여기면서 지금보다 더 노력, 여자 기사 랭킹 2위까지 오르도록 하겠다"며 "한국은 수준이 높기 때문에 1위는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한다. 목표로 둔 2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우선 목표는 1승"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여자 기사 가운데서는 최정 9단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김은지 9단, 김채영 8단, 오유진 9단 등이 여자 기사 2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스미레 3단은 "최정 9단과 김은지 9단은 현재 내 실력으로는 상대가 안 된다. 오유진 9단도 쉽지 않은 상대"라며 "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쉽지 않은 도전인데 스미레 3단은 생일에 김치찌개를 즐기는 등 잘 적응하고 있다. 스미레 3단은 "과거 연수 활동할 때 함께 했던 친구들과 만나 노래방도 가고 영화도 보러 가고 싶다"면서 한국말로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스미레 3단은 오는 11일 국내 랭킹 2위 박정환 9단을 상대로 한국 무대 2번째 대국을 치른다.
dyk06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