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약수터 운동 아냐…에티켓 지키며 함께 해요" [100세 운동법]

하이클리어부터 헤어핀까지 최소 6개월
동호인도 A~D 4개 등급…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겨야

편집자주 ...건강에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지만 모든 운동이 건강에 다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몸에 해가 되는 줄도 모른 채 무작정 땀만 흘리는 사람들도 적잖다. 운동,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누리기 위한 바른 운동법을 소개한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 소민영(왼쪽), 배연주 코치가 26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 제2체육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라켓은 악수하듯이 쥐고 일자로…습관 들 때까지 반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충분한 준비 운동에 이어 스텝까지 익혔다면 이제 라켓을 잘 잡아야 한다. 상황별로 다르게 날아오는 셔틀콕에 원활하게 대처하기 위해선 정확한 그립으로 라켓을 쥐는 게 필요하다.

배드민턴의 그립 법은 크게 포핸드 그립, 백핸드 그립으로 구분되는데 몸을 정면으로 두고 치는 포핸드 그립이 기본이다. 포핸드 그립에서는 다시 이스턴 그립과 웨스턴 그립으로 나뉜다.

배드민턴 그립의 가장 기본인 이스턴 그립은 지면과 라켓이 수직이 되도록 잡는 방법이다. 손잡이를 악수하듯이 쥔 채 라켓의 그물 부분이 위아래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좌우를 보게 하도록 돌려 잡아야 한다.

대부분 동호인은 라켓 면을 세워서 잡는 것이 어색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제대로 셔틀콕을 칠 수 있을까' 걱정하지만 상체를 살짝 틀면 라켓 면이 정면을 향해 충분히 칠 수 있다.

배연주 코치가 26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 제2체육관에서 배드민턴 강습을 하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반면 웨스턴 그립은 파리채를 잡은 모양과 흡사해 '파리채 그립'이라고도 불린다. 잡기에 쉬워 초보자들이 많이 사용하지만, 포핸드에서 백핸드로의 전환이 늦고 손목의 움직임이 제한적이라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없다.

소 코치는 "라켓이 비쌀수록 기술력이 좋아 가볍다. 그러나 입문자의 경우 지나치게 비싼 라켓은 필요 없다. 8~10만 원짜리면 충분하다"며 "처음 이스턴 그립을 잡으면 적응하기 어렵지만 습관을 잘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라켓을 제대로 잡았다면 하이클리어부터 배운다. 하이클리어는 스트로크의 기본으로 포핸드로 상대편 코트를 향해 깊숙이 치는 샷이다. 이어 점프 스윙이나 스매시, 드롭샷, 헤어핀 등 기술들을 늘려간다.

특히 네트 바로 앞에서 수직으로 쳐올려 네트를 스칠 듯이 넘기는 타법인 헤어핀은 상대 수비의 허를 찔러 점수를 내기에 용이한 기술이다.

배 코치는 "100% 스윙으로 하이클리어를 친다면 헤어핀은 20~30%만 힘을 사용한다. 끊임없는 감각 훈련이 동반돼야 실전에서 쓸 수 있다"며 "하이클리어부터 헤어핀까지 모든 기술을 완성도 있게 치려면 최소 6개월은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연주 코치가 26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 제2체육관에서 배드민턴 강습을 하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배우다 보면 욕심 생기는 게 배드민턴, 에티켓도 중요

배드민턴은 저변화가 잘 돼 있다. 동네 뒷산 약수터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게 출발한 이들 중 일부는 보다 나은 실력을 위해 동호인이 되는데, 배우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승부에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생활 체육 지도자들은 동호인들이 즐기지 못하고 승부에만 매몰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소 코치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이용대의 활약으로 배드민턴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최근 안세영의 선전에 여자 동호인들도 많이 증가했다. 이제 배드민턴이 '약수터 운동'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을 배우는 것뿐 아니라 에티켓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동호인들은 A~D까지 네 가지 등급으로 구분된다. 지자체별 배드민턴협회장기 대회 결과에 따라 등급 라이센스가 발생한다. 요넥스 등 배드민턴 용품사들이 주최하는 수많은 사설 대회에서도 라이센스를 구분하기도 한다.

26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 제2체육관에서 동호인들이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A등급 동호인들은 전문 선수들과 랠리를 하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선망의 대상이 된다. 자연스럽게 보다 높은 등급으로의 욕심이 생기고, 때문에 일부 동호인들은 등급 올리기에만 혈안이 돼 배드민턴이 주는 여러 장점들을 놓치는 경우가 더러 생긴다.

소 코치는 "동호인들에게 배드민턴은 즐거운 취미이자 건강을 위한 좋은 운동이어야한다. 승부욕이 생길 순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수준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래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한 50대 배드민턴 동호인은 "배드민턴으로 땀을 흘리다 보면 신체가 건강해지고 정신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낀다. 하루를 살아가는 데 활력소를 느낀다. 기술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기는 데 초점을 두고 계속해서 배드민턴과 함께할 것"이라고 방긋 웃었다.

경기 하남종합운동장 제2체육관에서 배드민턴 강습을 받고 있는 동호인. 2024.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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