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전지희' 펄펄…남녀 탁구, 부산세계선수권 첫 경기 나란히 완승(종합)
남자는 폴란드, 여자는 이탈리아 제압
- 안영준 기자
(부산=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남녀 탁구대표팀이 안방서 열린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첫 경기에서 나란히 완승, 순조롭게 출발했다.
여자 대표팀은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5조 조별리그 1차 이탈리아전에서 게임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3경기에서 한 세트를 내줘 아쉽게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던 신유빈(대한항공)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펄펄 날았다.
첫 주자로 나선 전지희는 비바렐리 데보라와의 1경기에서 3-0(11-4 11-9 11-4) 승리를 거뒀다. 전지희는 초반 상대가 연달아 실책을 해 4-0까지 쉽게 차이를 벌려 나갔다.
이후에도 전지희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9-3 트리플 스코어까지 만드는 등 압도적 우위 끝에 11-4로 첫 세트를 끝냈다. 이후에도 리드조차 내주지 않는 깔끔한 운영으로 3-0 승리, 기선을 잡았다.
2경기를 맡은 신유빈도 스테파노바 니콜레타를 3-0(11-5 11-7 11-7)으로 잡았다. 1세트 4-2에서 벌어진 긴 랠리 기싸움에서 깔끔한 스매싱으로 마무리, 일찍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에도 백핸드로 빈 곳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특히 3세트 9-6에서 미들 코스로 절묘한 스매싱을 성공시켜 홈 관중의 박수를 받은 게 백미였다.
3경기의 이시온(삼성생명)은 몬파르디니 가이아를 만나 처음으로 세트를 내주는 등 다소 고전했지만, 3-1(11-8 11-3 8-11 11-9)로 승리를 놓치지 않으며 경기를 마쳤다. 이시온은 3세트를 내준 뒤 4세트까지 뒤졌으나 더는 흐름을 내주지 않고 역전, 경기를 끝냈다.
까다로운 상대로 평가받는 이탈리아를 잡은 여자 대표팀은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임종훈, 안재현(이상 한국거래소), 장우진이 나선 남자 대표팀도 활짝 웃었다.
남자 팀은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3조 조별리그 1차전서 게임 스코어 3-1로 승리, 4회 연속 메달을 향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이번 대회 남녀 통틀어 한국의 첫 주자로 나선 장우진이 마세이 쿠비크를 상대로 두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3-2(13-15 8-11 11-8 11-7 11-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 2경기의 임종훈이 밀로시 레짐스키마저 3-1(12-10 11-9 10-12 11-4)로 꺾고 승기를 잡았다.
3경기의 안재현은 폴란드 에이스 야쿱 디야스와 붙어 1-3(8-11 10-12 11-7 9-11)으로 패했지만, 4단식의 장우진이 레짐스키를 3-0(11-8 11-3 14-12)으로 따돌리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으로, 신유빈을 포함한 선수들은 세계선수권서 홈 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신유빈은 "팬들 응원이 다 들렸다. 그 응원 덕분에 더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첫 경기인데다 안방에서 경기가 열려 외려 긴장감과 부담이 있을 수도 있는데, 신유빈은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계속 안고 가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3경기의 이시온(삼성생명)도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3경기에 나선 이시온은 3세트를 내주는 등 위기가 있었고, 4세트도 8-9까지 뒤져 고비를 맞았으나 이를 역전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팽팽한 승부였던 덕에 이시온의 경기에서 홈팬들의 응원과 격려가 가장 컸다.
이시온은 "역전하자마자 다행이라는 느낌부터 들었다"며 멋쩍게 웃은 뒤 "지고 있을 때도 응원이 들렸고 역전한 뒤에 응원해준 것도 다 들렸다. 우리나라에서 팬들과 함께 경기하니 더 힘이 나서 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더 즐기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첫 경기에 나서 기분 좋은 출발로 대승의 문을 연 '맏언니' 전지희(미래에셋증권)도 "첫 경기라 긴장이 많이 됐던 것도 사실인데 잘 마쳐서 다행"이라면서 "멋진 경기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하니 너무 좋았다. 시설이 너무 좋아 조별리그인지 준결승인지 몰랐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경기들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챙기고 남은 경기들을 더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도 첫 경기 완승에 대한 만족과 함께 더 높은 곳을 향한 자신감을 바라봤다.
푸에트리코,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쿠바와 5조에서 경쟁하는 한국은 조별리그 통과는 무난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토너먼트부터다. 인도를 포함해 중국, 유럽 팀들을 모두 잡아야 목표하는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
오 감독은 "선수들이 첫 경기를 잘 해줬다. (토너먼트)에서 인도를 만날 상황도 준비했고, 유럽을 만날 상황을 다 대비하면서 루마니아와 훈련해왔다. 준비는 잘 마친 상태다. 우선 조별리그 전승으로 토너먼트에 가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날 막을 올린 부산세계탁구선수권은 오는 25일까지 열전을 이어간다.
세계탁구선수권은 홀수 해엔 개인전, 짝수 해엔 단체전을 여는 방식으로 세계선수권을 연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단체전만으로 진행된다.
남녀 각 40개국이 5개국씩 8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펼친 뒤 각 조 1~3위가 24강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팀을 가린다.
대회 2일차인 17일에는 여자 대표팀이 오후 5시 말레이시아, 여자 대표팀이 오후 8시 뉴질랜드를 상대로 각각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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