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2024 2관왕' 스노보드 이채운…"손흥민 선수같은 '월클' 되고파"

"우승 확정 후 3차 시기도 잘하고 싶었는데…"
"밀라노에서 '스노보드 상징' 화이트 넘고 싶다"

이채운이 1일 열린 강원2024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 News1

(횡성=뉴스1) 권혁준 기자 = "손흥민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딴 스노보드 이채운(18·수리고)의 각오다. 손흥민(32·토트넘)을 닮은 외모에, '최연소 세계챔피언'에 오를 정도의 재능까지 갖춘 이채운은 이미 '우상'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채운은 1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 파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88.50점으로 알레산드로 바르비에리(미국·84.75점), 야마다 류세이(일본·83.00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채운은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빅에어 종목에는 발목이 좋지 않아 출전하지 않았던 그는 주종목 하프파이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채운은 "이번 대회에 나온 것은 3개의 금메달을 바라본 것이었는데, 부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스노보드 간판 이채운이 1일 강원 횡성 웰리힐리파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남자 하프파이프 예선에서 화려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Olympic Information Service 제공)

사실 이채운은 '유스 올림픽' 레벨에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그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로 이미 성인 동계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또 지난해 3월엔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16세10개월) 우승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결선에서도 이채운은 3차 시기에 돌입하기 전 이미 금메달을 확정했다. 이채운에 앞서 경기를 펼친 선수들이 이채운의 2차 시기 기록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채운은 "1등을 확정했어도 내가 가진 최고의 기술을 보여드리고, 내 한계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었다"면서 "그러나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서 아쉬움은 있는데, 그래도 금메달 땄으니 괜찮다"며 웃었다.

이채운은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을 우상으로 삼고 있다. 그는 대회 전 작성한 '50문 50답'에서도 여러 차례 손흥민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채운은 "손흥민 선수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 아시아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아시안컵도 잘 보고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 스노보드 간판 이채운. (Olympic Information Service 제공)

그는 축구 대표팀을 응원해 달라는 말에 "금메달 꼭 따십시오"라고 했다가 "우승 하십시오"라고 정정하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채운의 다음 목표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 경험을 쌓았다면 이번엔 금메달을 목표로 삼는다는 각오다.

그는 "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이번 대회 2관왕이 큰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만 3개의 금메달을 딴 '전설' 숀 화이트(미국)를 뛰어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이채운은 "지금은 스노보드 하면 숀 화이트라는 생각을 하시는데, 이제는 화이트 대신 이채운이라는 이름이 나올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