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대신 김연아 찾은 '리틀연아'…"경기 전 봤으면 기운 받았을텐데"

신지아, 강원2024 싱글 銀…"잘 버텨내고 딴 메달, 자랑스럽다"
"멘탈적으로 더 단단해져야…밀라노 올림픽 욕심 더 커졌다"

대한민국 피겨의 차세대 간판 신지아가 30일 오후 강원 강릉 올림픽파크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강릉=뉴스1) 권혁준 기자 = "경기 전에 (김)연아 언니 오셨는지 찾아봤어요."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강원2024)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한 신지아(16·영동중)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관중이 많아 어디 계신지 찾지는 못했지만, 와주신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며 미소지었다.

신지아는 3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5.35점을 받아 쇼트 프로그램의 66.48점을 더해 종합 점수 191.83점으로 시마다 마오(일본·196.99점)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강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신지아는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김연아는 '리틀 연아'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그는 202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과 같은해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땄다. 모두 김연아 이후 최초로 거둔 성과였다.

그는 홈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도 침착하게 연기를 선보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3위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김연아 강원 2024 홍보대사가 30일 오후 강원 강릉 올림픽파크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2024.1.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날 김연아도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방문해 신지아의 연기를 지켜보며 뜨거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신지아는 "웜업 전에 연아 언니를 찾아봤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못 찾았다. 와주신 것만으로 큰 힘이었는데, 아마 봤다면 더 큰 기운을 받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오히려 안 찾으려고 했다. 만나면 신경이 쓰이니까"라며 웃었다.

신지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을 이뤄냈다고 했다.

그는 "대회 전 부담이 아예 안 되진 않았지만 이것을 이겨내면 큰 경험이 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잘 버텨내서 메달도 땄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할 때는 관중석을 많이 못 봤지만 경기 끝나고 인사할 때, 세리머니를 할 때 봤다"면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이름도 불러주셔서 감사했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보완할 점도 확실하게 파악했다. 큰 경기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는 법, 기술적인 점검 등이다.

대한민국 피겨의 차세대 간판 신지아가 30일 오후 강원 강릉 올림픽파크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신지아는 "쇼트 때도 그랬지만 오늘도 똑같이 긴장이 많이 됐다. 만족할만한 경기는 아니었다"면서 "멘탈적으로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선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스핀 자세에 문제가 발생했고 3.5점에 추가점수까지 받을 수 있는 이 자세에서 0점을 받았다.

신지아는 "처음으로 스핀에서 큰 실수가 나와서 많이 놀랐다"면서 "그래도 이 경험은 빨리 하는게 좋다. 앞으로 잘 연습하고 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2년 뒤 열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는 "청소년 올림픽을 겪고 나니 밀라노 올림픽에 대한 욕심이 커진다"면서 "일단은 이번 대회에 남은 팀 이벤트, 대회 후 열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