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나달·라두카누…테니스 톱랭커 대거 복귀, 코트가 뜨겁다

부상, 출산 등으로 장기 휴식 취해
호주오픈 앞두고 나란히 돌아와 승전고

오사카 나오미. ⓒ AFP=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오사카 나오미(일본), 라파엘 나달(스페인) 그리고 엠마 라두카누(영국)까지. 남녀 테니스 왕년의 톱랭커들이 2024시즌 시작과 함께 속속 코트로 돌아왔다.

오사카는 1년 3개월 만에 치른 코트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1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대회 단식 1회전에서 타마라 코르파치(83위·독일)를 2-0(6-3 7-6)으로 이겼다.

2018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2019년 호주오픈, 2020년 US오픈, 2021년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서며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투어를 중단하기도 했고, 임신 사실을 알리면서 선수 생활을 잠정 중단했다. 오사카는 2022년 9월 WTA 투어 도레이 팬 퍼시픽 오픈 2라운드에서 기권한 뒤 코트에 서지 않았다.

휴식기를 가지면서 심신을 치유한 오사카는 차근차근 복귀를 준비했고 1년 3개월만에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오사카는 "엄마가 되기 전에는 팬들이 주신 사랑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이를 돌려드리고 싶다. 오늘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라파엘 나달. ⓒ AFP=뉴스1

2024시즌 종료 후 현역에서 은퇴하겠다고 미리 선언한 '흙신' 나달도 약 1년 만에 치른 단식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프랑스오픈 단식에서만 14번 정상에 오르는 등 메이저 대회 단식 통산 22회 우승에 빛나는 나달은 지난해 호주오픈 2회전에서 탈락한 이후 엉덩이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에만 전념하면서 1년 가까이 코트에 서지 못했다.

나달은 지난해 12월31일 남자프로테니스(ATP)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복식 경기에서 공식 복귀전을 가졌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마크 로페스(스페인)와 한 조로 출전했지만 맥스 퍼셀-조던 톰프슨(이상 호주) 조에 0-2(4-6 4-6)로 패했다.

그러나 나달은 이틀 뒤 열린 단식 1회전에서 도미니크 팀(98위·오스트리아)을 2-0(7-5 6-1)으로 제압하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내게 된 나달은 "오늘은 테니스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냈던 내게 매우 감동적이고 중요한 하루"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여전히 건재한 상황에서 나달이 건강한 몸상태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내내 이어질 둘의 패권 다툼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엠마 라두카누. ⓒ AFP=뉴스1

영국 테니스 스타 엠마 라두카누 역시 오랜만에 치른 공식전에서 승리를 맛봤다.

라두카누는 2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ASB 클래식 단식 1회전에서 엘레나 가브리엘라 루세(134위·루마니아)를 만나 2시간27분 접전을 펼친 끝에 2-1(6-3 4-6 7-5)로 이겼다.

라두카누가 공식전을 치른 건 지난해 4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포르쉐 그랑프리 이후 9개월 만이다. 양 손목과 왼쪽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하느라 긴 공백기를 가졌고, 세계 랭킹도 301위까지 추락했다.

라두카누는 2021년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예선부터 시작해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된 라두카누는 이후 출전 대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성적과 별개로 스타성은 인정받았다. 지난해 공백기가 길었음에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전 종목 여자 선수 연간 수입 순위에서 1520만달러(약 198억5000만원)를 기록, 4위에 올랐다.

라두카누는 "다시 WTA 투어로 돌아와 기쁘다"며 "공백기가 길어 힘들었지만 건강을 회복한 것 같아 감사하다. 부상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공적인 복귀를 알린 세 선수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