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스포츠 10대뉴스 下] KBO리그 평정 이정후, SF 입단…캡틴 손흥민,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황선우·김우민·이호준…한국 수영 르네상스 도래
울산현대, K리그 2연패…수원삼성, 충격의 강등

편집자주 ...2023년 역시 1년 내내 스포츠로 뜨거웠다. 5년 만에 다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팬들은 한국수영의 르네상스를 이끈 황선우와 '셔틀콕 여왕'으로 우뚝 선 안세영 그리고 완벽한 3연패를 달성한 황선홍호에 열광했다. 국내 스포츠도 다양한 이슈가 넘쳤다. LG트윈스가 29년 기다림 끝에 프로야구 정상에 등극했고 프로축구 전통의 강호 수원삼성은 2부리그 강등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바다 밖에서 개개인이 이룬 성과도 눈부셨다. EPL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첫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선별이 어려울 정도로 뉴스들이 많았던 2023년 스포츠계를 되돌아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68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이룬 이정후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 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12.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KBO리그 정복한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입단 '6년 1471억원'

(서울=뉴스1) 이상철 김도용 권혁준 문대현 안영준 기자 = KBO리그 최고의 타자 이정후(25)가 역대 한국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최고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7년을 뛴 후 포스팅 자격을 얻은 이정후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471억원)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는 KBO리그에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 중 최고 계약 규모다. 이전까지 최고액은 2012년 12월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기록한 6년 3600만달러(약 469억원)였다.

이제 막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지만 현지에서는 이미 이정후에게 엄청난 기대를 걸고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붙박이 1번타자 중견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2024시즌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로 꾸려지는 올(ALL) MLB 팀을 예측하면서 이정후를 포함시켰을 정도다.

이정후의 자신감도 대단하다. 대형 계약에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자신을 향한 관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첫 해부터 성적으로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다.

손흥민은 박지성에 이어 한국인으로 2번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주장을 맡았다. ⓒ 로이터=뉴스1

◇손흥민, EPL 2번째 한국인 캡틴…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2023년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부활의 해였다. 2022-23시즌 안와골절 부상과 스포츠 탈장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손흥민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여러분이 알고 있던 손흥민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말을 지켰다.

우선 손흥민은 이번 시즌 개막 후 팀을 떠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대신해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찼다. 한국인 선수가 EPL 팀 주장으로 공식 선임된 것은 2012-13시즌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주장을 맡은 박지성에 이어 2번째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돈독하게 만드는 한편, 스스로도 솔선수범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손흥민은 득점을 책임지며 케인의 공백을 깔끔하게 메웠다.

손흥민은 4라운드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17라운드까지 10골을 기록, 팀 내 최다 득점자이자 EPL 전체 득점 랭킹 3위를 달리고 있다.

아울러 손흥민은 토트넘 입성 두 번째 시즌인 2016-17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어려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매 시즌 꾸준히 경쟁력을 갖춰야 달성할 수 있는 성과다.

대한민국 수영 대표팀 황선우(왼쪽부터), 양재훈, 김우민, 이호준이 30일 중국 항저우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메달을 들고 있다. 황선우는 가장 많은 6개(금 2·은 2·동 2)의 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800m·계영 800m 3관왕에 올랐다. 2023.9.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황선우·김우민·이호준…항저우AG 종합 3위 이끈 박태환의 후예들

황선우(강원도청)와 황금세대가 한국 수영 르네상스를 활짝 열었다.

5년 만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효자 종목은 수영으로, 대회 초반부터 열기를 끌어올리더니 종목별로 가장 많은 메달 22개를 수확했다. 한국은 이를 바탕으로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했다.

경영 대표팀은 금메달 6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하며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을 올리는 동시에 사상 처음으로 일본보다 더 우수한 성과를 냈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연이어 3관왕에 오른 박태환이 홀로 경영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이번에는 황선우, 김우민 등 황금세대가 함께 일군 대업이다.

간판 황선우는 가장 많은 6개(금 2·은 2·동 2)의 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우민(금 3·은 1)은 최윤희, 박태환에 이어 3번째 수영 3관왕이 됐다. 이은지(은 1·동 4), 이호준(금 1·은 2·동 1), 이주호, 최동열(이상 은 2·동 2)도 다수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또한 17개의 한국 신기록이 작성됐는데 특정 선수와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았다. 특히 황선우와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으로 이뤄진 '드림팀'은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압도적 레이스를 펼치며 7분01초73으로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웠다

3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우승 시상식에서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며 환호하고 있다. 2023.12.3/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홍명보의 울산현대, K리그 2연패…수원삼성, 충격의 2부 강등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창단 첫 K리그1 2연패를 달성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지난해 17년 만에 우승을 이끈 주축들을 대거 유지하면서 2년 연속 K리그 최다 득점을 올린 주민규를 영입, 최전방에 무게감을 더했다.

울산은 개막 6연승을 달리는 등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구축했지만 위기도 있었다. 일부 선수들이 SNS에서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며 논란이 일었고, 구단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 그 여파로 중원을 책임지던 박용우가 알아인(UAE)으로 떠났다.

그래도 울산은 위기를 잘 이겨냈고, 선두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더니 3경기를 남기고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울산은 시즌 후에도 홍명보 감독이 감독상, 김영권이 MVP, 주민규가 득점상 등을 휩쓸면서 2023년을 웃으면서 마무리했다.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포항 스틸러스는 FA컵 우승을 차지했고, 리그에서도 2위를 기록하면서 만족스러운 한해를 보냈다.

반면 과거 K리그를 선도했던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은 체면을 구겼다. 전북은 K리그 4위에 그치고 FA컵 준우승에 머물면서 10년 만에 무관에 그쳤다.

수원은 리그 최하위에 그치면서 1995년 창단한 뒤 처음으로 강등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 다녀온 뒤에도 수원은 달라진 것 하나 없는 모습으로 올 시즌을 보내다가 결국 2024년을 K리그2(2부리그)에서 보내게 됐다.

프로골퍼 유해란이 19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3' 1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2023.10.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유해란 신인왕, LPGA서 부활한 태극낭자들…KLPGA는 이예원 시대

지난해 주춤했던 '태극낭자군단'이 올해 부활을 시작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5승을 합작했다. 고진영(솔레어)이 2승, 김효주(롯데), 유해란(다올금융그룹), 양희영이 각각 1승씩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흔들렸던 고진영은 건재를 과시하며 전반기 한때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간 유해란은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던 한국은 유해란의 수상으로 4년만에 명맥을 이어갔다.

전년보다 1승이 많아졌을 뿐이지만, 지난해 전반기 이후 하향세가 지속된 반면 올해는 막판 상승 곡선을 그렸다는 점에서 향후 기대감을 키울 수 있었다. 2024년에는 이소미(대방건설)와 성유진(한화큐셀), 임진희(안강건설) 등도 LPGA투어에 가세해 힘을 보탠다.

KLPGA투어에선 새로운 대세가 나왔다. 이예원(KB금융그룹)이 프로 데뷔 2년차 시즌에 대상, 상금, 평균타수 등 주요 타이틀을 독식하며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앞선 2년 간 KLPGA투어를 접수했던 박민지(NH투자증권)를 제치고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런가하면 베테랑 신지애(35·스리본드)는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는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2승을 챙기며 상금 3위, 메르세데스(대상) 랭킹 2위, 평균타수 3위에 올랐고, 오랜만에 나선 US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신지애는 내년 있을 2024 파리 올림픽 출전도 노리고 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