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당구 19세 스타 장가연 "난 쫄지 않아…지금부터가 진짜 시작" [인터뷰]
LPBA 데뷔전서 강호들 격파하고 8강까지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8강에 진출, 당구계 '깜짝 스타'가 된 장가연(19·휴온스)이 "쫄지 않았던 게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이제 진짜 시작이다. 겸손한 자세로 꾸준히 잘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프로 진출을 선언한 2004년생 19세 장가연은 처음 참가한 프로 무대인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에서 8강까지 진출해 이목을 끌었다.
경험 쌓기에 방점을 찍고 나선 '신인'이 예선 라운드에서 박수향과 박지원, 64강에서 임정숙(크라운해태), 32강에서 최혜미(웰컴저축은행), 16강에서 '우승 후보' 강지은(SK렌터카)까지 차례로 꺾었으니 LPBA 출범 이래 최대 이변이었다.
LPBA 판도를 흔든 초대형 신인의 등장에 당구계는 고무됐고, '미녀 스타'가 새로 나왔다는 큰 기대도 뒤따른다. 하지만 정작 장가연은 덤덤했다.
장가연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요즘 인터뷰를 여러 개 하다 보니 뭔가 스타가 된 것 같은 기분은 들었다"고 어린 선수다운 답을 하면서도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이제 시작이니 자만하지 않고 더 잘 해야 다음이 있을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도 전했다.
"프로 첫 무대서 8강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못 했다. 못 했으니까 8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답하면서 "예선 통과가 목표였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어차피 덤'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웠다. 그랬더니 경기가 더 잘 풀렸다"고 전했다.
'고교 특급'으로 불렸던 장가연은 최근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이미 성인 레벨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다. 다만 그럼에도 쟁쟁한 프로들이 즐비한 LPBA에서도 통하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는데, 장가연은 낯설 수밖에 없는 LPBA에서도 그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장가연은 "프로라고 해서 쫄지는 않았다. 나는 긴장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프로 무대에 오니 대회장에 신나는 음악도 나오고 엔터테이먼트 느낌이 강한 분위기였다. 그게 오히려 나와 더 잘 맞았다"며 긍정 에너지를 발산했다.
물론 마냥 즐기기만 한 건 아니다. 프로 선수들과 처음 부닥치며 많은 것을 배운 뒤 이를 가슴에 새겨 넣었다. 그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상대 선수 모두 끝까지 추격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이긴 경기들 대부분이 그랬다. 내가 크게 앞서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끝까지 쫓아오더라"며 회상했다.
이어 장가연에게 프로 첫 패배를 안긴 선수이자 이 대회 챔피언이 된 김민아(NH농협카드)와의 8강전을 복기하면서는 "나는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했는데, 상대는 끝까지 침착했다. 그게 큰 차이였다"면서 "난 2세트에서 마지막 남은 한 점을 빨리 쳐야겠다는 생각만 하느라 수비를 너무 놓쳤다. 그런 것들을 잊지 않고 새기고 있다가 다음에 보완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스스로를 "다른 선수들의 장점을 보고 빨리 배우는 편"이라고 말한 장가연은 "요즘 더 정교하게 치려하고, 수비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침착하게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막 데뷔했지만 다음 대회에선 또 달라진,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집을 구미에서 새 훈련장인 동탄 근처까지 옮기는 등 의욕적으로 다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첫 프로 무대서 8강에 올랐으니 그만큼 자신감이 붙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장가연 자신은 애써 덤덤해도 이미 그를 향한 시선과 기대는 전과 달라져 있다.
그러나 당사자는 "부담감은 전혀 없다. 실력을 키워서, 딱 실력대로만 평가받으면 된다"며 차분하게 다음을 준비했다. '미녀 스타의 탄생'이라는 주변의 찬사에 대해서도 "(실력이) 높지 않아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실력으로 돋보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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