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남긴 앙금' 우크라이나 선수, US오픈서 벨라루스 선수 악수 거부

우크라이나 선수 마르타 코스튜크(오른쪽)가 벨라루스 선수 빅토리야 아자렌카와 경기 후 악수를 거부했다. ⓒ 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 선수 마르타 코스튜크(오른쪽)가 벨라루스 선수 빅토리야 아자렌카와 경기 후 악수를 거부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US오픈에서 우크라이나 선수가 벨라루스 선수와 경기를 치른 뒤 악수를 거부하는 장면이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마르타 코스튜크(65위)는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빅토리아 아자렌카(26위·벨라루스)에게 세트 스코어 0-2(2-6 3-6)로 패했다.

보통의 경기는 종료 후 두 선수가 악수를 하며 신사적으로 마무리하지만 코스튜크는 아자렌카와 악수 대신 라켓을 맞대는 것으로 대신했다.

ESPN에 따르면 코스튜크는 경기 전 훈련 이후 아자렌카에게 '경기가 끝난 후 악수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튜크는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악수를 거부한 건) 내 선택이었다. 전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정부의 행동을 규탄하지 않는 사람과 악수할 수 없다"고 악수를 거부한 이유를 설명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로부터 러시아와 맞먹는 제재를 받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테니스에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의 선수들이 남녀 투어 대회에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만 뛸 수 있고, 윔블던에는 출전 자체가 금지됐다.

한편 아자렌카는 "코스튜크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 대화를 한 적이 없다"면서도 "다른 우크라이나 선수들에게 연락을 취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 나는 기꺼이 얼굴을 맞대고자 한다"고 말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