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감동 재현…남북 탁구 단일팀, 27년만의 호흡

코리아오픈 남녀 복식, 혼합 복식 출전…16일 합동훈련
서효원-김송이, 현정화-리분희 대이어 복식 호흡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탁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대전시 유성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는 이날 오전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남녀 복식과 혼합 복식을 북측 선수들과 함께 조를 이루어 출전하기로 국제탁구연맹과 최종 조율했다"고 밝혔다. 2018.7.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코리아의 감동이 재현된다. 남북 탁구 단일팀이 27년만에 호흡을 맞춘다.

대한탁구협회는 지난 15일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남녀 복식과 혼합 복식을 북측 선수들과 함께 조를 이루어 출전하기로 국제탁구연맹과 최종 조율했다"고 밝혔다.

코리아오픈은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대회로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대전 충무체육관과 한밭체육관에서 개최된다. 북한 선수들이 코리아오픈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탁구는 남북 단일팀의 원조 종목이다. 지난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단일팀이 출전해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고 우승을 차지해 한반도에 큰 감동을 안겼다.

당시 남측 현정화, 북측 리분희는 복식에서 짝을 이뤄 경기장 밖에서도 진한 우정을 나눴다. 이같은 스토리는 영화 '코리아'로 제작되기도 했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스포츠가 남북 화해 무드에 앞장서고 있다. 이달 초에는 남북통일농구대회가 2003년 이후 15년만에 재개됐다. 통일농구를 마친 시점에서 북측은 이번 코리아오픈, 다음달 말 창원에서 열리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겠다고 공언했다.

탁구에서는 지난 5월 스웨덴에서 열린 ITT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이미 단일팀이 성사된 바 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은 단식으로만 경기가 진행됐다. 남북 선수들이 복식에서 한 조를 이루는 것은 1991년 세계선수권 이후 27년만이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 25명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전무를 비롯해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현정화 렛츠런 탁구단 감독 등 남측 탁구인들의 환영을 받은 뒤 곧장 대회가 열리는 대전으로 이동했다.

남북은 16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두 차례 합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전 9시와 오후 2시30분, 각각 2시간 씩 총 4시간 동안 호흡을 맞춘다.

합동훈련을 마친 단일팀 선수들은 17일부터 대회에 돌입한다. 17일 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 예선을 시작으로 20일 남녀 복식과 혼합 복식 준결승, 21일 혼합 복식 결승, 22일 남녀 복식 결승전이 차례로 열린다.

남자 복식은 이상수(남측)-박신혁(북측)조, 여자복식은 서효원(남측)-김송이(북측)조가 출전한다. 혼합복식에는 장우진(남측)-차효심(북측), 유은총(남측)-최일(북측)조가 나선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우리 대표팀 서효원과 북한 김남해가 지난 5월 2일(현지 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의 퇼레산드 호텔에서 국제탁구연맹(ITTF) 주최로 열린 'ITTF 재단' 창립기념식에서 여자복식 시범경기를 펼치고 있다.(대한탁구협회 제공) 2018.5.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서효원-김송이조다. 둘은 지난 5월 세계선수권에서도 단일팀을 경험했다. 복식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미 친분을 나눈 사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서효원과 김송이 모두 수비형 선수로 남북 에이스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효원은 여자 대표팀 중 단식 세계랭킹이 13위로 가장 높고, 김송이는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단식 동메달리스트다.

현정화 감독은 "수비형 선수들이 복식조를 이루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서효원이 김송이에게 많이 배우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의논하면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경기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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