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2014] 미-러 피겨 담합 의혹…김연아 경기력에 영향?

'홈 이점' 리프니츠카야, '2연패' 변수될 수도

(서울=뉴스1) 권혁준 인턴기자 =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연아(24). © AFP=News1

</figure>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심판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단체전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심판 판정과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 'USA 투데이'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레퀴프'의 기사를 인용, 러시아 심판이 미국이 아이스댄스 쇼트프로그램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왔다고 보도했다. 이 대가로 러시아는 페어와 단체전에서 승리를 보장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체전에서 미국의 아이스댄스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조, 러시아의 페어 크세니아 스톨보바-페도르 클리모프조는 모두 단체전 쇼트 경기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단체전 최종 결과도 러시아 금메달, 미국 은메달로 '단체전 승리'를 보장받았다는 '레퀴프'의 보도와 일치했다.

일단 당사자들은 의혹을 부인했다. 데이비스는 "그런 기사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매우 유감스러웠다"면서 "우리는 그런 사실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저 얼음 위에서 우리의 실력으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스케이팅 협회도 같은 날 ESPN을 통해 "레퀴프에 나온 내용은 거짓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도움을 준 일이 없다. 이일에 대해 더 이상 코멘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판의 평가로 순위를 가리는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심판 판정이 절대적이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작은 판정하나에도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실제로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종종 심판 매수나 판정 논란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도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판정 논란이 있었다. 당시에는 러시아와 캐나다의 공동 금메달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연아의 2연패에 큰 관심이 쏠려있는 국내에서도 이번 의혹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지난 밴쿠버 올림픽에서 압도적인 실력차이로 금메달을 따냈던 김연아는 이번에도 한국 선수단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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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올림픽 파크 내 아이스버그에서 열린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4.2.9/뉴스1 © News1 (소치(러시아)=뉴스1) 이동원 기자

</figure>그러나 단체전을 통해 새로운 적수가 나타났다. 바로 러시아의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다. 최근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72.90점, 프리스케이팅에서 141.51점을 획득하며 김연아를 위협할 상대로 급부상했다.

리프니츠카야가 상승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아직 기량 면에서 김연아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한가지 변수가 있다면 이번 대회가 리프니츠카야의 홈, 러시아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리프니츠카야의 홈 어드밴티지가 어느 정도는 예상되는 상황인만큼, 김연아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쇼트 프로그램에서 김연아가 리프니츠카야보다 앞서서 경기를 한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세계랭킹으로 그룹 편성이 됐다. 부상 등으로 국제 대회 출전이 적었던 김연아는 랭킹 29위로 3그룹에, 랭킹 3위 리프니츠카야는 가장 마지막인 5그룹에 편성됐다. 먼저 경기를 치르는 만큼, 상대 선수의 점수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심판 판정 논란이 일찌감치 불거진 것은 오히려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이번 논란이 남은 경기에서 깨끗한 판정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석연찮은 변수'만 없다면 이번 올림픽 여자 싱글 종목에서 김연아는 자타공인 확실한 금메달 후보다.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김연아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연아는 오는 20일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