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2014] "안현수, 미국대표 될 수도 있었다"
뉴욕타임스, 안 선수 러시아 귀화 과정 보도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러시아 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지난 3일(현지시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 경기장에서 훈련 전 코칭스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4.2.3/뉴스1 © News1 (소치(러시아)=뉴스1) 이동원 기자
</figure>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또 한 번의 신화를 노리는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 선수가 미국 대표로 출전할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9일(현지시간) NYT 인터넷판은 안현수가 미국 시민이 되지 않고 러시아를 선택한 과정을 보도했다.
NYT는 지난 2011년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스타였던 안현수가 '빅토르 안'으로 이름을 바꾸고 러시아 시민이 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소치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러시아가 종합 우승 차지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남자 쇼트트랙 500m, 1000m, 1500m, 계주 등에 모두 출전하는 그는 500m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다른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할 만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안현수가 다관왕에 오를 경우 러시아는 기대 이상으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NYT는 "만약 그가 빅토르 안이 아닌 조, 마이크 혹은 빌 안이었다면 어땠을까"라며 "이는 일견 실현이 힘든 상황이나 아주 상상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안 선수는 한국의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벗어나 국적 포기를 결심한 뒤 다른 나라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방법을 검토했으며 마지막까지 미국과 러시아를 놓고 고심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장권옥 카자흐스탄 쇼트트랙 감독은 "안 선수는 미국행도 희망했다. 하지만 미국 이주나 예산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안 선수가 원하는 급여를 미국은 지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는 안 선수에게 손쉬운 국적 취득과 함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장 감독은 "당시 러시아 쇼트트랙 수준은 낮은 편으로 안 선수를 매우 환영했지만 미국은 J.R.셀스키 등 쇼트트랙 유망주를 포함한 몇몇 강자가 있었다"며 "미국은 그가 많이 필요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번 올림픽에서 3개 개인경기와 1개 팀경기에 나서는 그가 우승할 경우 러시아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한국 팬들 역시 흥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안현수가 '빅토르'란 이름을 선택한 이유도 언급됐다. 안현수는 러시아 웹사이트를 통해 28세에 자동차 사고로 요절한 러시아계 한국인 음악가 '빅토르 최'에게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승리'와 연관된 이름에 끌린 것도 있다고 전해졌다. 그는 빅토르라는 이름이 행운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고 있다.
한편 안현수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6시45분부터 열리는 쇼트트랙 남자 1500m 예선에서 한국 국가대표 신다운(21), 이한빈(26) 등과 메달 경쟁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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