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챔피언의 자존심…KCC, 부상자 속출에 3연패·7위 '부진'

주전 선수 줄부상과 빠듯한 일정에 순위 하락
하위 팀과 대결 이기지 못하면 위기 길어질 듯

1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의 경기, KCC 전창진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2025.1.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부산 KCC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라운드까지 겨우 5할 승률을 맞췄으나, 3라운드 들어 패가 쌓이면서 중위권 진입도 힘겨운 상황이다.

KCC는 2일 기준 10승14패로 7위에 머무르고 있다. 1일 수원 KT에 68-86으로 크게 지면서 3연패를 당했다.

이 결과로 6위 원주 DB(11승13패)와 1경기 차로 벌어졌고, 8위 고양 소노(9승15패)와는 1경기 차로 좁혀졌다.

물론, 아직 2024-25시즌의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황이다.

2023-24시즌에는 2라운드까지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3라운드 이후 반등에 성공한 뒤 6강·4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이번에도 뒤늦게 발동이 걸려 후반기 대반전을 이뤄낼 것이란 기대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갖춘 KCC는 KBL 최우수선수(MVP) 출신 디온테 버튼까지 합류하면서 시즌 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이를 위해선 초반 분위기를 잡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번에도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첫 단추를 잘못 꼈다.

송교창이 손가락 수술로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했고 정창영, 최준용, 허웅 등 다른 선수들의 몸도 성치 않다. 전창진 감독이 "코치들이 대신 경기를 뛰는 게 낫다"고 할 정도로 부상자들이 많다.

'부상 병동' KCC는 1라운드를 4승5패로 마쳤고, 2라운드에서 5승4패로 겨우 5위에 자리했다. 3라운드에서 반등을 해야 후반기 순위 상승을 노릴 수 있는데 6경기에서 고작 1승5패에 그치고 있다

1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의 경기, KCC 버튼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5.1.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가용 인원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난 시즌 KBL 챔피언 자격으로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까지 병행하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가중된 탓이 크다.

그렇다고 EASL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는 조별리그 2경기를 남겨 놓고 1승3패에 그쳐 4강 진출 가능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칠 위기다.

KCC는 9위 서울 삼성(7승15패)에 2경기, 10위 안양 정관장(7승17패)에 3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KCC로서는 상상하기 싫겠지만, 리그에서 연패가 길어질 경우 바닥까지 더 추락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연패를 끊어야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올스타 휴식기(1월17~21일)까지 남은 경기는 5경기. 이 기간 최소 반타작은 해야 한다. 만약 그마저도 안되면 후반기 6강 싸움은 더욱 힘들어진다.

사기가 떨어진 KCC는 4일 홈에서 DB를 만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었던 DB도 현재 6위로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KCC로서는 꼭 잡아야 할 상대다.

KCC는 DB와 올 시즌 1승1패로 백중세를 보이는 만큼 물러설 수 없다. DB전이 끝나면 삼성, 소노 등 하위권과 잇달아 만난다.

KCC 입장에서는 언뜻 유리한 일정처럼 보이지만, 이때 분위기를 회복하지 못하면 더욱 곤두박질칠 수 있어 어려운 일정이기도 하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