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이정현·이재도 공존 시작…점점 무르익는 소노 '태술볼'

11연패 후 3연승, 점차 나아지는 경기력
4쿼터 집중력, 이정현 의존도 등 과제도

고양 소노의 김태술 감독. (KBL 제공)

(고양=뉴스1) 문대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날갯짓이 계속되고 있다. 시즌 초반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 후 갈 길을 잃은 듯했으나 김태술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며 점차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

소노는 25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DB전에서 87-81로 이겼다. 3연승에 성공한 소노는 8승13패(8위)를 기록했다.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소노는 벌써 몇 번이나 롤러코스터를 탔다.

초반 개막 4연승으로 깜짝 선두에 올랐던 소노는 이후 김승기 감독이 김민욱과 불화를 일으킨 뒤 팀을 떠나면서 순식간에 사령탑을 잃었다. 잘잘못을 떠나 세 시즌째 한 팀을 이끌던 감독이 떠난 것은 구단에 큰 악재였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주전 빅맨으로 자리매김한 김민욱은 과거 대학 시절 학폭 논란이 터지면서 방출당했다. 한 달 새 선장과 주요 선원을 잃은 셈이었다.

소노를 구원할 새 지도자로 김태술 감독이 부임했으나, 초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11연패에 빠졌다. 순위표 가장 밑바닥도 경험했다.

새 감독이 부임하면서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었다.

김승기 감독 체제의 소노는 적극적인 외곽 공격으로 득점을 쌓는 전략을 썼는데 김태술 감독은 무리하게 3점 슛을 쏘는 대신 패스를 통해 찬스를 잡길 바랐다. 또 수비 리바운드 후 빠른 속공으로 득점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몇 년째 김승기 감독이 맞춘 옷을 입던 소노 선수들은 김태술 감독의 지시를 명확히 이행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지는 경기가 늘어났고, 자신감도 바닥을 쳤다.

처음과 달리 하나둘 김태술 감독의 지도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늘어났다. 그러나 김 감독은 외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농구를 밀고 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팀이 달라졌다. 15일 안양 정관장전에서 78-79로 졌으나 경기 내내 상대를 몰아붙였고, 18일 수원 KT전에서 길었던 연패를 끊었다.

탄력을 받은 소노는 21일 서울 삼성을 81-61로 대파한 데 이어 직전 정규시즌 챔피언 DB까지 제압했다. 특히 이날 이정현과 이재도가 37점을 합작하며 완벽히 공존했다.

결과와 함께 과정도 좋아 소노의 미래가 밝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느덧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6위 부산 KCC(10승11패)와 2경기 차로 좁혀졌다.

여기에 수비력이 좋은 새 외인 알바 카바가 정착하면 더 강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팀의 주축 이재도는 "요즘 팀이 더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플레이오프를 바라보기 위해선 DB를 꼭 이겼어야 했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모두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완할 점도 존재한다. 소노는 그동안 3쿼터까지 잘하다가 4쿼터에 흐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또 이정현에 대한 의존도가 과하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감독의 지혜가 필요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3연승을 했지만, 아직 멀었다. 경기 운영 부분에서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전술 지시에서도 할 게 많다. 아웃 넘버 상황에서 길을 찾는 것, 픽앤롤 움직임, 수비에서 스틸을 할 수 있는 각도 등 디테일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시간이 부족해 큰 틀과 방향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래도 선수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팀이 더 강해질 여지가 있다"고 자신했다.

eggod6112@news1.kr